`가격 싸다`는 이유로 코스피 안 올라..비관론 팽배한 군중심리

  • 등록 2018-07-19 오전 8:23:52

    수정 2018-07-19 오전 8:23:52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고 이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 그러나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군중의 비관론이 팽배하단 지적이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트레이더로 성공하려면 독립적인 사고를 해야 하지만 군중에 맞서는 것은 위험하다”며 “군중은 어리석을지 몰라도 추세를 만드는 힘이 있고 시장의 군중은 원초적이며 행동이 단순하고 반복적이라 트레이딩 전략 역시 단순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제 군중에 합류하고 언제 떠날지를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란 분석이다.

최근 한국 증시는 기업 실적이 좋아도 가격이 싸도 오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부진은 반도체라는 단일 산업에 의존했던 한국 증시 및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2016년 이후 코스피 순이익 증가가 물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보다는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회복에 기대왔었기에 더욱 불안했다. 이런 비관론은 군중의 한국 증시 숏(매도) 베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New high)에서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수(New low)를 차감한 NH/NL 지수를 적용하면 미국 나스닥 지수는 이 지수가 신고점을 기록하고 있단 분석이다. 또 군중 심리 또한 ADL(Advance-Decline Line, 등락주선) 지수로 살펴보면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레이더 알렉산더 엘더에 따르면 NH/NL지수는 장교, 다우존스 지수가 장군이라면 등락주선은 사병들이 상관을 잘 따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005930)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 이러한 지수가 잘 들어맞지 않는단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작년 삼성전자 독주 장세에선 NH/NL지수의 하락 전환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신고가 종목과 신저가 종목의 차이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좁혀져 가고 있음에도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만 오르면 지수 상승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로 살펴보면 7월초 코스피 지수는 과매도 신호가 나타났으나 하락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그로 인해 부동산 시장 처럼 증시에서도 거래 절벽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군중과 반대로 베팅할 수 있을 만큼 강한 방향성이 나오지 않고 있단 것을 의미한다. 다만 “부동산 시장도 거래량 급감에도 과열지수 집값은 유지되듯이 증시 소강 상태에서도 소수의 모멘텀 주식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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