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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가을의 초입.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록음악 페스티벌을 뒤로하고 재즈 공연계도 ‘가을준비’에 한창이다. 선율이 감미로운 음악으로의 초대가 시작됐다. 9~10월에 걸쳐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펼쳐질 뮤직페스티벌이 가을의 서정을 일깨울 예정. 세계적인 재즈·클래식 거장들도 여럿 한국을 찾는다.
▲ECM뮤직페스티벌
ECM은 ‘유럽 재즈의 명가’다. 1969년 독일 뮌헨에서 터를 잡은 ECM은 팻 매스니, 키스 자렛, 칙 코리아 등 재즈 명장 등을 배출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음반사다. 재즈뿐 아니라 클래식으로도 유명하다. ECM 소속 연주자들이 여럿 내한해 여는 첫 페스티벌이라 뜻깊은 축제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 기타리스트 랄프 타우너, 비올리스트 킴 카쉬카시안 등이 공연한다. 한국인 재즈가수로는 처음으로 ECM에서 음반을 내는 신예원과 타우너의 협연도 볼 수 있다. 신예원은 지휘자 정명훈의 둘째 며느리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쉬프, 또 홀리거와의 협연(7일·콘서트홀)이 하이라이트. 이번 공연에서 쉬프는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홀리거는 윤이상 ‘오보에 협주곡’을 각각 연주한다. 유리 바슈메트와 비올라 연주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카쉬카시안의 단독공연(5일·IBK챔버홀)도 빼놓을 수 없다. 9월 3~7일 서울 한남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IBK챔버홀.
미국 재즈가 아닌 유럽 재즈의 정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노르웨이·스웨덴·영국·프랑스·스위스·네덜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 등 8개국 뮤지션들이 참여한다. 국내에도 알려진 예세 반 룰러, 피에릭 페드롱 등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첫 날은 ‘원, 투, 쓰리, 포’란 주제로 솔로·듀오·트리오·쿼텟 등 네 가지 편성의 공연이 펼쳐진다. 둘째 날은 ‘아트 오브 듀오’ ‘트리오리즘’이란 주제로 공연이 꾸려진다. 유럽 재즈 뮤지션들의 이색 협연이 볼거리다.
이탈리아 출신 유명 피아니스트 엔리코 피에라눈치와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베이시스트 래리 그레나디어와 드러머 제프 발라드가 새로 트리오를 만들어 연주하는 첫 무대(9월 6일)가 하이라이트. 피에라눈치는 서정적 연주로 1997년 최우수 유러피안 재즈 음악인으로 선정돼 국내 재즈 음악팬에게도 친숙한 연주자다. 9월 6·7일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맥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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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예술의전당 재즈페스타
‘빛과 소금’의 재결성 무대(7일·CJ토월극장)가 하이라이트. 빛과 소금의 ‘샴푸의 요정’ 등을 들으며 추억에 젖을 좋은 기회다. 장기호와 박성식으로 이뤄진 빛과 소금은 1980년대 한국 퓨전 재즈의 시작을 알린 그룹이다. 9월 7·8일 예술의전당 야외무대·CJ토월극장.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올해 10주년을 맞은 만큼 화려한 라인업이 돋보인다. 피아니스트 압둘라 이브라힘, 케니 배런 트리오,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 스티브 갯 밴드, 가수 안나 마리아 요펙, 마들렌 페이루, 랄스 다니엘손 트리오 등 해외 정상급 재즈 뮤지션들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주최측은 페스티벌 한 달여를 앞두고 섭외 마무리에 한창이다. 들판에 앉아 강바람을 맞으며 공연을 볼 수 있는 축제다. 섬 주위에 코스모스 군락지와 갈대밭이 조성돼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게 매력. 10월 3~6일 경기도 가평 자라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