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필수’가 아닌 ‘선택’ 취급을 받던 제습기, 로봇청소기, 미니세탁기등 일부 생활가전들이 ‘불황 속 호황’을 구가하며 ‘메이저’ 제품으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이른바 ‘메이저’ 가전들의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이들 ‘마이너’ 생활가전들이 빠르게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8년 전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올해 8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판매대수도 지난 2011년 기준 연간 약 13만대에서 지난해 16만대 규모로 20% 가량 늘었다. 올해는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로봇청소기는 미국의 아이로봇이 처음 대중화했다. 높은 가격과 미숙한 청소능력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5년 여 전부터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기술발달로 청소능력이 개선됐고, 일반층도 부담 없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진 덕분이다.
제습기 시장도 활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04년 이후 해마다 20~30%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2009년에만 해도 112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가 올해는 최대 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른 무더위와 장마 등 기후변화와 웰빙 문화의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 위니아, 코웨이(021240), 동양(001520)매직 등 1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제습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은 13ℓ 대용량 프리미엄 제습기와 5.5ℓ 용량의 미니 제습기 등 2종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빠른 4월 중순 신제품을 내놨다. 위닉스(044340)도 지난달 43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미니세탁기도 메이저 제품으로의 진입이 임박했다.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가 변하고 유아 용품에 대한 소비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3kg 대 소형세탁기 시장은 현재 연간 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아기사랑’ 세탁기를 필두로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 세탁기 ‘미니’, LG전자의 미니 드럼 세탁기 ‘꼬망스’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황사 등 공기오염이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도 필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전업계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웰빙”이라며 “예전에는 선택적으로 구매하던 일부 전자제품들이 각 가정의 필수품으로 부각되면서 생활가전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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