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마이너'들의 반란

로봇청소기·제습기·미니세탁기 등 대형가전 '뺨치는' 인기
"웰빙트렌드 등 맞물려 소형가전들 필수품 자리매김"
  • 등록 2013-06-12 오전 9:36:52

    수정 2013-06-12 오후 3:27:56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가전업계에 ‘마이너’들의 반란이 거세다.

그동안 ‘필수’가 아닌 ‘선택’ 취급을 받던 제습기, 로봇청소기, 미니세탁기등 일부 생활가전들이 ‘불황 속 호황’을 구가하며 ‘메이저’ 제품으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이른바 ‘메이저’ 가전들의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이들 ‘마이너’ 생활가전들이 빠르게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8년 전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올해 8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판매대수도 지난 2011년 기준 연간 약 13만대에서 지난해 16만대 규모로 20% 가량 늘었다. 올해는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로봇청소기는 미국의 아이로봇이 처음 대중화했다. 높은 가격과 미숙한 청소능력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5년 여 전부터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기술발달로 청소능력이 개선됐고, 일반층도 부담 없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진 덕분이다.

국내 시장은 마미로봇 등 중소업체가 중저가 로봇청소기를 내놓으며 시장을 열었다. 중소업체들이 선전하면서 삼성· LG전자(066570) 등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LG전자(066570)는 지난해 말 ‘로보킹 듀얼아이’를 출시하면서 사각형 로봇청소기 시장의 문을 열었고, 삼성전자(005930)도 올해 1월 구석 청소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탱고 코너클린’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습기 시장도 활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04년 이후 해마다 20~30%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2009년에만 해도 112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가 올해는 최대 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른 무더위와 장마 등 기후변화와 웰빙 문화의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 위니아, 코웨이(021240), 동양(001520)매직 등 1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제습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은 13ℓ 대용량 프리미엄 제습기와 5.5ℓ 용량의 미니 제습기 등 2종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빠른 4월 중순 신제품을 내놨다. 위닉스(044340)도 지난달 43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미니세탁기도 메이저 제품으로의 진입이 임박했다.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가 변하고 유아 용품에 대한 소비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3kg 대 소형세탁기 시장은 현재 연간 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아기사랑’ 세탁기를 필두로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 세탁기 ‘미니’, LG전자의 미니 드럼 세탁기 ‘꼬망스’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미니는 출시 후 1년 만에 누적판매 3만3000대를 돌파하며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의 3.5kg 꼬망스도 하루 평균 200∼300대 이상 불티나게 팔린다. 삼성의 아기사랑도 출시 11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밖에 황사 등 공기오염이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나 가습기도 필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전업계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웰빙”이라며 “예전에는 선택적으로 구매하던 일부 전자제품들이 각 가정의 필수품으로 부각되면서 생활가전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마미로봇 ‘로봇청소기’, LG전자의 ‘제습기’, 동부대우전자의 ‘미니세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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