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에 우는 무주택자, 웃는 다주택자

부동산 침체 불구 집값 여전히 높아
다주택자 임대사업 환경은 개선돼
  • 등록 2011-08-22 오전 9:24:23

    수정 2011-08-22 오전 9:24:23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무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희비가 엇갈리고있다.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집값 대비 전셋값이 60%에 육박하고 있지만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갈아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집값은 내리질 않아 여전히 자기자본 부담이 높다는 게 주된 이유다.

22일 국민은행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01년에 비해 85% 올랐지만 매매값은 무려 150%나 올라 상승률이 2배에 육박한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2001년의 경우도 서울 지역의 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60%에 육박했지만 전세 수요가 매매로 활발하게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집값이 워낙 많이 올라 과거에 비해 필요한 투자금이 훨씬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이에 따라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매맷값은 소폭 상승했다"며 "하반기에도 약보합이 예상되는 데다 금리 변동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가을이 지난 후 주택시장 추이를 보고 매수를 고려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반면 다주택자가 집을 살만한 이유나 환경은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다. 부동산 시장 트렌드가 `시세차익`에서 `임대수익`으로 바뀌면서 정부의 민간 임대사업자를 위한 지원도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의 지난 18일 전·월세 대책으로 민간 임대사업자 지원 기준이 크게 완화돼 임대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이번 정부 대책은 돈 있는 사람이 집을 사서 임대사업을 하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이라며 "은퇴자를 중심으로 임대사업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본부장도 "가을 전·월세 대란이 예상되는 등 임대수요가 여전한 만큼 다주택자가 집을 사 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정부의 정책도 더해지고 있어 당분간 이런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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