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얼음으로 차린 잔칫상… "어서 오시드래요"

내년 1월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 축제'' 100만 인파 예상
강원도 스키·보드장 찾는 외국인 관광객 해마다 늘어
  • 등록 2009-12-16 오후 12:00:01

    수정 2009-12-16 오후 12:00:01

[조선일보 제공] 한여름의 정열적인 동해바다, 가을철의 빨간 마음인 단풍. 올해도 이렇게 국민들 마음을 사로잡았던 강원도가 2009년 마지막 이벤트로 겨울을 준비했다. 강원 영서지방인 화천에서 2018 동계올림픽을 준비중인 영동의 태백까지 눈과 얼음과 설경으로 잔칫상을 차려냈다. 배우 황정민 말대로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겨울철 3대 축제의 집결

매년 스키어, 보더 들이 스키장을 찾듯, 강원도 겨울축제장도 단골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내년으로 13회를 맞는 인제 빙어축제가 2010년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인제군 부평리 소양호에서 열린다. 300만평의 광활한 얼음 벌판 위에서 고기도 잡고 뒹굴고 놀 수 있는 기회다.

'올림픽 고을' 평창은 송어 축제를 준비한다. 국내 최대 송어 양식지인 평창군 진부면이 오는 22일부터 내년 31일까지 오대천 일대에서 펼친다. 평창은 송어 양식을 최초로 시작한 곳이어서 다른 지역 송어보다 맛이 차지고 힘이 세 잡는 재미도 일품이다. 백두대간 고원에 위치한 진부면은 눈썰매와 스노 래프팅, 스노 봅슬레이 등 설원을 누비는 재미도 선사한다.

▲ 추운 겨울 국민에게 가족간 사랑을 체험하게 해주는 강원도의 겨울축제가 시작된다. 사진은 추위도 잊은채 산천어 맨손잡기에 나선 관광객들. /화천군 제공

강원도 자치단체 시장·군수에게 '최고의 축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모두 자기 고을 축제를 댄다. 하지만 올해 전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선정된 강원도 최고의 축제는 화천 '산천어 축제'였다. 내년 1월 9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산천어 축제 때문에 화천군을 '산천군'이라고 잘못 부르는 경우조차 있다. 내년 8회째를 맞는 산천어 축제는 4회 때인 2006년부터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100만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겨울 축제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제 공식일정은 내년 1월 9일부터지만 지난 5일 1만6000개의 산천어등이 일제히 화천시내의 밤을 밝혀 축제는 사실상 시작됐다.

◆국제화돼 가는 강원의 겨울

강원도 겨울축제의 특징은 '가속되는 국제화'다. 강원도 스키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 16일부터 내년 3월까지 하이원 등 강원도 스키리조트들이 펼치는 러시아, 동남아 관광객 대상 페스티벌 참여자는 매년 2배씩 늘고 있다. 산천어 축제의 경우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 일본 삿포로 눈축제와 더불어 아시아 3대 겨울축제로 꼽힐 정도로 외국인에게 지명도가 높다. 실제 중국 국영TV인 신화사 통신사는 지난주 산천어축제를 집중 소개하기도 했다. 신화사 통신이 외국 관련 일반뉴스를 2분이 넘게 보도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 화천군 화천천을 가득 채운 얼음낚시 인파 모습

여기에는 국내 지자체의 해외마케팅 노력이 있었다. 화천군의 경우 정갑철 군수가 직접 나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대만, 홍콩, 중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순회했다. 또 말레이시아 애플 여행사 등 각국 여행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덕분에 내년 산천어 축제에는 1만명 이상의 동남아 관광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산천어축제를 소개할 정도로 이미 국내 겨울축제 1번지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레이시아 애플 여행사 코(Koh) 사장은 "지금까지 동남아 겨울 상품은 일본의 삿포로가 최고였지만, 2010 겨울여행 상품에 화천의 DMZ관광을 비롯한 산천어축제를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천어축제 기간에 적어도 10회 이상 화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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