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22일 연중저점을 뚫고 1112원대로 수직하락했다.
이제 관심은 23일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지에 쏠린다. 현재 외환시장 분위기는 ‘추가하락’쪽으로 완전히 기울고있다.
이는 22일 외환시장 흐름을 보면 확실해진다. 우선 달러공급.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이 1억6000-2억달러가 시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체들의 결제대금도 3억달러이상 쏟아졌다. 수출업체 결제대금규모는 월초나 월중반까지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달러수요는 이에 훨씬 못미친다. 외환당국이 한국은행을 통해 직접개입한 물량이 4억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수급요인을 짜맞추다보면 3억-4억달러 가량 공급초과상태이며 이는 곧 달러약세, 원화강세로 이어져 환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게 시장 참가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20여일동안 지켜온 당국의 환율관리가 꾸준히 이어진 외국인 순매도로 물량 부담이 가중되면서 자연스레 지지선을 내주며 후퇴한 셈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역외 투기세력이 외환시장에 등장한 기미는 없다”며 “22일의 환율 급락은 주식자금과 수출결제대금이 집중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다른 딜러는 "20여일동안의 정체국면에서 드디어 벗어났다"며 "당국이 환방어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대세는 원화추가절상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초 말했던대로 외국인 주식순매수등 국외요인에 의한 환율하락은 방어할 수 있지만 수출결제대금 유입등 국내요인에 의한 환율변동은 시장원리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제 관심은 외환당국이 어느 선에서 환율하락을 저지할 것인가에 쏠린다. 문제는 당국이 사용할 수단이 무엇이냐다. 외평채 발행을 통해 달러를 흡수하는 방안이 있지만 국내 채권시장에 주는 충격이 너무 크다. 저금리가 정책우선과제인 상황에서 쉽게 선택할 수단은 아니다. 당국으로선 엔이 강세로 돌아서거나 유가가 크게 하락한다면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충격이 작다는 핑계를 대며 자연스레 지지선을 후퇴할 명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고위 당국자가 22일 "1분기중 원화절상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명분 축적용이란 의미가 더 강했다는 분석이다.
23일 환율수준에 대한 시각은 약간씩 다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1,110원선에서 강하게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이 환율하락 자체에 저항하기 보다 ‘급락’을 용인하지 않는 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시장상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딜러들은 1100-1110원선을 예상한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1113원선이 뚫린 이상 1110원을 지지선으로 보기는 어려워졌다”며 “1103-1104원 수준에서 일단 한차례 저항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2일보다 무려 10원가량 낮은 수준을 단기지지선으로 본 것.
어쨌든 당국의 개입이 다시 등장하더라도 달러매도를 기다리는 세력이 잔뜩 대기하고 있어 상승세로 반전은 어려울 것이란게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