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속 침착한 '땅땅땅'…우원식 활약 빛났다[尹 탄핵소추]

신속하게 국회 담장넘어 계엄해제 본회의 열어
열흘간 국회서 비상대기…탄핵일정 적극 지휘
대외 이미지 회복, 내부 혼란 수습 팔걷고 나서
  • 등록 2024-12-15 오전 11:49:01

    수정 2024-12-15 오전 11:49:01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헌정사상 2번째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의 노련한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안 가결이 속전속결로 이뤄지기까지 우 의장의 활약이 컸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가결을 발표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보고를 받고 서둘러 국회로 향한 우 의장은 입구가 경찰 차벽에 가로막히자 과감하게 담벼락을 넘었고 “의원들이 모여서 집회를 열면 그곳이 국회”라며 곧바로 본회의를 소집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 일부 의원들이 표결을 재촉하는 와중에도 우 의장은 “이런 사태는 절차가 잘못되면 안 된다”며 침착하게 표결에 부쳤다. 그는 190명 전원 동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우 의장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공관으로 퇴근하지 않고 국회 집무실에서 비상 대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식사는 국회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바닥에 이부자리를 펼쳐 잠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을 본회의에 빠르게 상정해 표결에 부치는 등 국회 일정도 적극적으로 진두지휘했다.

11일에는 총 119개국 의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당부하는 서한을 보내며 타격을 입은 한국 민주주의의 이미지 회복에 나섰고, 12일에는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극심한 정치적 불안 사태를 최소화하겠단 취지였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엔 “비상계엄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용기,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며 공을 국민에게 돌리고 “국민의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대내외적 불안과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등의 영향으로 우 의장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높아졌다. 한국갤럽 조사(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정부 요직에 있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에 올랐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해 같은 조사에서 신뢰도가 불신도를 웃도는 유일한 인물이 됐다.

한편 우 의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탄핵소추의결서가 헌법재판소와 용산에 전달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퇴근한다”며 “지난 3일 이후 매일 창문 너머로 국민의 함성을 듣고 응원봉 불빛을 봤다. ‘나라가 어두우면 가장 밝은 것을 들고 나오는 국민’이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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