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를 두고 기업의 성장성을 훼손할 수 있는 과한 주주 제안을 한다며 우려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의 밸류업 사례처럼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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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기업거버넌스포럼에 미국계 사모펀드인 테톤 캐피탈과 영국계 헤지펀드 팰리서 캐피탈이 회원사로 가입했다. 지난 4월 홍콩계 헤지펀드 오아시스가 첫 외국계 펀드 회원사로 가입한 이후 처음이다.
두산밥캣의 주주로서 당시 두산밥캣과 로보틱스 합병 등을 비판했던 테톤 캐피탈은 지난 7월에, 펠리서 캐피탈은 지난달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회원사로 있는 기업거버넌스포럼은 학계 등 인사로 구성된 비영리사단법인으로 그간 기업의 지배구조와 상장사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 평가를 내리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온 바 있다.
특히 이번에 가입한 펠리서 캐피탈은 최근 SK스퀘어의 지분 1% 이상을 확보하고, 주가 밸류업을 위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팰리서 캐피탈은 SK스퀘어 이사회에 자산관리 경험이 많은 사람을 더 늘리고, 회사 실적에 따른 임원 급여 연동, 자본 비용 절감, 주가 저평가 개선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밸류업 메기로 활용…외국계 헤지펀드 유입 늘려야”
특히 밸류업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개인이나 소액주주와 연대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일본 각 기업의 밸류업 파트너로 거듭남으로써 일본 증시가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대기업의 지배주주나 경영진에 의사를 반하는 주장을 내세우기 어려운 사회 구조였는데, 외국인 자본을 일종의 메기처럼 활용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증시에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유입을 늘려야 된다”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속도도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은 국내 기관은 물론 소액주주와 연대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내년 초 주주총회 시즌에 가까워질수록 행동주의 활동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밸류업 공시를 한 국내 상장사 비율이 턱없이 적다는 점을 고려할 시, 앞으로 이들의 주주 행동주의가 기업들의 저조한 밸류업 공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