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화력발전소, 정유·석유화학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전기화학적 CCUS 기술의 필수 매개체인 전해질은 반응 속도와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전해 장치의 환원 전극에서 전해질이 과도하게 흐르는 전해질 범람 현상이 발생해 CCUS 기술의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오형석·이웅희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박사팀이 황규원 반도체기술연구팀 박사팀, 노태근 LG화학(051910) 박사팀과 함께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의 전해질 범람을 억제할 수 있는 소수성 지질 유기물이 표면에 결합된 은 나노 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 전해질 범람을 막아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성능을 높이는 소수성 은촉매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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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전해질 범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 나노입자 표면에 지질 유기물을 결합해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소수성을 지니면서 주변 반응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은 촉매를 개발했다.
합성된 은 나노입자는 약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크기의 정이십면체 구조를 가지며 입자 표면에 소수성 지질 유기물이 균일하게 결합해 있다. 기존 단위 면적당 1mg의 촉매 사용량보다 적은 0.3mg으로도 높은 이산화탄소 전환 활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은 촉매는 균일한 소수성을 지니고 있어 전극 표면에 물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방지해 전해질 범람을 억제했다. 이를 통해 과전압 조건에서도 이산화탄소 전환 성능을 유지하고 내구성을 높일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컴퓨터단층(CT) 촬영을 통해 전압이 높아지는 조건에서도 전해질의 범람이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실제 3.4V의 전압 조건에서 기존 촉매는 약 81.5%의 일산화탄소에 대한 선택도와 12시간의 성능 유지를 보였지만, 새롭게 합성된 촉매는 약 95.5%의 선택도와 50시간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를 활용하면 적은 촉매량으로 장기간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촉매 비용을 절감하고 교체 주기를 늘려 CCUS를 통한 일산화탄소의 생산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
오형석 KIST 책임연구원은 “전기화학 시스템에서 내적, 외적 요인을 모두 고려한 촉매 합성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성과는 향후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시증과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