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7% “내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 확대 필요..구인 어려워”

경총, 외국인 근로자 현황·인식 조사
제조업 뿌리업종 절반이 구인난 호소
“15만명 이상 도입 필요…정책 지원해야”
  • 등록 2023-10-22 오후 12:00:00

    수정 2023-10-22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300인 미만 주요 기업 10곳 중 4곳가량이 내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규모는 15만명 이상으로, 내국인 근로자를 찾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지난 6월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네팔에서 온 외국인근로자들이 입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외국인 근로자 활용현황 및 정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0인 미만 제조·건설·서비스업 기업 615개사 중 36.9%가 내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올해수준 유지’라는 응답이 58.7%, ‘올해보다 확대’라는 응답은 36.9%로 집계됐다. ‘올해보다 축소’라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2.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제조업 내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업종으로 한정할 경우 ‘올해보다 확대’라는 응답이 50.3%로 절반을 넘겼다.

반면 건설업은 올해보다 외국인 근로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17.2%로 세 업종 중 가장 낮았다. 서비스업 역시 21.0%로 나타났다. 고용허가제 상 외국인 근로자(E-9) 업종별 쿼터가 상대적으로 낮은 두 업종이 크게 도입 확대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응답 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도입 규모는 평균 15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제조업 내 뿌리업종의 경우 내년 적정 도입 규모를 평균 16만2000명으로 추산하는 등 확대 요구가 컸다.

이들 기업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 ‘내국인을 구하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9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아서’라는 응답은 2.9%, ‘낮은 이직률’이라는 응답은 1.6%로 각각 집계됐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뿌리업종 제조업체의 50.3%가 내년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현장의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중소제조업체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2024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가 최소 15만명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외국인 근로자 활용 시 애로사항에 대해 설문한 결과 실무적으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53.5%), 제도적으로는 ‘복잡한 채용 절차’(46.5%) 등이 꼽혔다.

외국인 근로자 활용 확대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를 복수 응답으로 설문한 결과, ‘사업장 변경 제한 등 불성실 외국인에 대한 제재 강화’라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또 ‘한국어 교육 지원 강화’(33.2%),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29.4%),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확대’(20.7%), ‘외국인 근로자 쿼터 확대’(13.7%) 순이다.

현재 부처별로 나누어 관리하는 외국인력 정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관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71.4%가 ‘통합관리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해외 이주민 관련 업무를 총괄할 ‘이민청(가칭) 설립’에 대한 의견은 ‘찬성’ 47.5%, ‘반대’ 17.6%, ‘잘 모르겠다’ 35.0% 등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핵심 생산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가 성장동력 확보 및 인력수급 불균형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위해 ’이민청 설립‘을 포함한 우리나라 외국인력 정책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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