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대통령실 고위직인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강성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한 것이 무수한 뒷말을 낳고 있다. 강 수석은 해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미국 하원의장 ‘외교 홀대’ 논란 등을 해명했으나 이를 두고 야권은 물론 일부 여권 지지층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동물 인스타그램 계정 ‘토리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
5일 강 수석은 ‘이봉규TV’에 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이 잡혀 있어 펠로시 의장이 (희동) 의사를 물어봤을 때 이미 양해를 구했다. 양쪽에서 의전적으로 정리가 된 사안”이라며 “일부러 만나지 않은 것이며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등의 주장은 외교 정책이 흔들린다고 비판하기 위한 억측”이라고 선을 긋는 등 최근 이슈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이날 강 수석이 인터뷰를 진행한 ‘이봉규TV’는 TV조선 등에서 활동했던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로 약 7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주로 올라오는 콘텐츠는 강성 보수 성향을 보이며, 최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야당을 비판하는 영상이 주로 게재됐다.
해당 유튜브 채널에 강 수석이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 수석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조직강화단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2월 두 차례, 지난달 20일에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자격으로 등장한 바 있다.
운영자인 이봉규 씨는 과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테러 교사 의혹 등을 제기해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무효소송을 기각하자 “중앙선관위는 무소불위의 기관”이라고 비판하며 부정선거 의혹이 불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지난 대선 당시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한 이봉규 씨.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윤석열 당시 후보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사진=유튜브 캡처) |
|
이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이봉규TV’를 본다”고 말해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당시 윤석열 후보가 SNS ‘토리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양이와 누워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사진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 씨는 윤 후보가 그때 자신의 방송을 보고 있었다고 말하며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그는 해당 채널을 통해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도 내세우고 있다. ‘이준석 삼형살꼈다, 8월 갇히는 운세, 장가는 가나?’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방송에서는 무속인이 출연해 이 대표를 비난하기도 했던 바다.
| ‘이봉규TV’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의 섬네일들. (사진=유튜브 캡처) |
|
이렇듯 강 수석의 ‘이봉규TV’ 출연을 놓고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국민의힘 홈페이지에서는 “극우 지지층이라도 붙잡으려 하는 걸 보니 진짜 다급한가 보다” “대놓고 간신만 찾아다닌다”는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줄을 이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또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지지자가 강 수석의 유튜브 출연 사실을 공유하자 “대통령실은 각성해야 한다”고 답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로부터 ‘강 수석이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비판이 나온다. 수석들 사이에 누가 어떤 매체에 나가는지 조율을 하는 과정이 있냐’는 질문에 “아는 경우도 있고,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강 수석의 유튜브 출연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수석 등이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적극적으로 저희가 하는 일을 알리는 것인데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강 수석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에 대한 질문에 “일부 야당이 악의적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다” “일부 야당이 악의적 프레임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