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은 달랐습니다” 노원 세모녀 살인 유족의 자필편지엔

  • 등록 2022-04-25 오전 8:41:55

    수정 2022-04-25 오전 8:41:5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26)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가운데, 피해 유족이 담당 검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자필 편지를 보낸 사실이 전해졌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김태현(26). (사진=연합뉴스)
24일 국민일보 등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했던 김태현의 무기징역이 확정된 다음 날인 지난 15일 사건 주임검사였던 한대웅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검사)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해당 편지는 사건 피해 유족인 사촌 언니가 직접 손으로 꾹꾹 눌러 쓴 것이었다. 그는 “검사님께서 심사숙고 내려주신 사형 구형과 결과가 달라 유족분들께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함께 마음 아파하신 모습을 잊을 수 없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열심히 살아온 외숙모와 어린 제 동생들(피해자들)이 김태현에 의해 너무나 잔인하고 고통스럽고 억울하게 생을 마감했다”라며 “평소 고인을 알던 지인과 유족들은 그 비통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유족처럼, 지인처럼 그런 마음으로 사건에 다가가지 않으면 일가족 생존자도 없는 이 사건은 조용히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라며 “사건 발생 직후 어린 동생들과 지인은 경찰조사를 다니면서 낯선 환경과 처음 겪는 일에 두려움과 긴장을 하고 혹시나 고인에게 피해가 될까 서툰 자신의 모습을 걱정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당시 사회에 대한 신뢰감이 바닥나고 ‘과연 이 사건을 유족이나 지인처럼 그 마음으로 누가 조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 마음이 가득했었다”며 “그런데 한대웅 검사님은 달라도 너무 다르신 분이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한 검사)는 유족과 지인의 마음으로 조언하시고 사건에 관심을 남다르게 가지신다고 생각하게 해줬다”라며 “세상에 대한 원망과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거듭 감사함을 표시했다.

한편 이 사건의 피고인 김태현은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4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3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23일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A씨와 그의 어머니,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는 A씨가 자신의 연락을 거부하자 그의 집을 찾아가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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