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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면세 업계는 하늘길이 막힌 상태에서도 따이공 모객을 늘린 결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면세업계 매출액(24조원)에는 못미치지만 최악에서는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재무성과만 놓고 봤을때는 여전히 위태하다. 표면 송객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12.7%에 달하고 선불카드 할인까지 포함하면 실제 지불하는 수수료는 매출액의 2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 업계의 현재 상태는 990원에 매입한 물건을 1000원에 판매해 10원의 이익을 보고 있는 수준이다. 마진을 붙이지 않더라도 판매하는 것은 재고자산을 소진하기 위함이다. 면세점은 상품을 선매입 후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 리스크에 늘 직면하고 있다. 이에 재고소진이라도 원활히 하기 위해 송객 수수료를 높이고 있다. 실제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2019년 4.25회에 달하던 재고자산회전율이 올해 3분기 기준 2.86회로 대폭 감소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현금성자산으로 변하는 속도가 빨라 재무건전성이 뛰어남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따이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면세 업계가 바잉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고를 어떻게든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송객 수수료가 급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면세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정부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무착륙 국제관광, 한시적 내수통관 허용, 주요 공항의 매출연동임대료 정책 등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내년 3월부터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면세 업계과 중국 등 글로벌 면세점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979년 외화 유출 방지를 목적으로 500달러 한도로 신설된 이후 43년만에 전격 폐지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우리나라의 현재 외환 보유량이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과소비 억제와 외화 유출 방지라는 당초 취지가 퇴색한 측면이 있다”며 “낮은 구매 한도로 인해 고가 제품을 해외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해 면세업계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