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에 집밥 먹는 날이 많아진 요즘.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 어디 없을까요. 먹을 만한 가정 간편식(HMR)과 대용식 등을 직접 발굴하고 ‘내 돈 주고 내가 먹는’ 생생 정보 체험기로 전해드립니다.<편집자주> | 신세계푸드가 이달 29일부터 전국 스타벅스 매장을 통해 시판을 시작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의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시식해봤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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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아침 눈뜨자마자 에어컨부터 찾는 7말8초(7월 말~8월 초)다. 주말 맞아 여유롭게 늦잠도 자고 느즈막히 카페에 브런치 즐기러 갈까 싶다가도 숨 막히는 폭염에 집 에어컨 근처를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지 않다. 아쉬운대로 집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홈 브런치’나 해야겠다.
오늘 브런치는 조금 색다른 메뉴를 골라봤다. 햄과 같은 고기가 아닌 채식의 대체육으로 만든 샌드위치다. 요즘 대체육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세계푸드가 독자기술을 통해 최근 선보인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경험해보기로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듯 기자는 ‘인생은 고기서 고기’라는 신념을 잘 실천(?)하고 있는 고기 사랑꾼이지만, 대체육에 대한 호기심과 채식주의자(비건)들의 입맛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기 위한 ‘츄라이’(try)다.
| 신세계푸드가 제조·판매하는 ‘베러미트(Better meat)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와 수입·판매하는 친환경 ‘저스트 워터’, 코카-콜라사의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 블랙’ RTD 커피를 곁들인 나만의 ‘홈 브런치’ 타임이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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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의 배러미트 첫 경험 대상은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너로 정했다. 배러미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신세계푸드가 이달 29일부터 전국 스타벅스 매장을 통해 시판을 시작했다. 대체육의 맛과 식감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부드러운 이탈리안 정통 햄 ‘볼로냐’ 콜드컷을 넣은 제품이다. 신세계푸드는 배러미트 콜드컷 재료로 볼로냐 외에도 독일 햄 ‘슁켄’, 고소한 맛의 이탈리안 햄 ‘모르타델라’ 스타일의 대체육을 사용한 샌드위치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냉장고에 잠시 시원하게 보관해 둔 배러미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꺼내 집 거실 에어컨 가까운 소파에 편하게 자리 잡는다. 샌드위치와 함께 곁들여 마실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cold brew) 블랙’과 ‘저스트 워터(JUST WATER)’도 함께 내온다.
| 신세계푸드 ‘베러미트(Better meat)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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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는 코카-콜라사가 지난 4월 말부터 국내에 ‘블랙’과 ‘라떼’ 2종으로 새롭게 선보인 페트 용기에 담은 RTD(ready-to-drink) 커피다. 콜드브루 방식만으로 내린 커피 추출액을 사용해 커피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고 한다. 깔끔한 블랙 아이스 커피의 풍미를 기대하며 샌드위치와 함께 세팅해준다.
저스트 워터는 지난해 말부터 신세계푸드가 수입·판매하는 호주산 미네랄 워터로 만든 생수 제품이다. 저스트 워터는 미국 헐리우드 유명 영화배우 윌 스미스와 그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브랜드다. 종이 54%, 식물성 플라스틱 28%, 기성 플라스틱 15%, 알루미늄 3%로 구성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친환경 용기에 담겨 물 건너온 물 맛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 코카-콜라사가 최근 선보인 신제품 RTD 커피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 블랙’(왼쪽)과 신세계푸드가 수입·판매하는 친환경 호주산 미네랄 워터 ‘저스트 워터’(오른쪽).(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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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러미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먹기 좋게 반으로 커팅해 포장돼 있다. 볼로냐 콜드컷 햄을 구현한 대체육이 궁금해 샌드위치 한 조각을 해체해 본다. 하얀 곡물가루가 덮힌 ‘치아바타 빵’ 사이에 이탈리아 요리에 많이 쓰이는 채소인 ‘루꼴라’와 ‘토마토’ 슬라이스 조각 밑으로 선분홍(연핑크) 색의 햄 비주얼과 꼭 닮은 ‘콜드컷 대체육’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베러미트의 콜드컷 대체육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성분을 이용해 만들었다.
볼로냐 콜드컷 대체육만의 순수한 맛이 궁금해 조각을 살짝 떼 내 맛본다. 처음 입에 넣어 본 대체육 햄의 풍미는 실제 햄과 비슷한데, 씹으니 바로 문드러지며 녹는 것 같은 식감이다. 볼로냐 햄이 아무리 부드러운 식감이라고 해도, 배러미트의 볼로냐 대체육 식감은 너무 부드러웠다. 마치 연두부 혹은 콩비지처럼 그냥 혀 위에서 으스러진다.
배러미트 대체육이 햄의 식감을 구현했다고 자랑해도 아직 햄 고유의 육질처럼 쫄깃한 씹는 맛의 식감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으니, 처음 먹는 거라면 기대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향과 풍미는 햄과 비슷하게 구현했기 때문에 식감에 대한 큰 기대가 없으면 ‘제법 괜찮네’ 하며 즐길 수 있다.
| 대체육으로 이탈리안 정통 햄 ‘볼로냐’ 콜드컷 느낌을 구현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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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를 통째로 한입 크게 베어 문다. 역시 샌드위치는 입 안 가득 씹는 맛이다. 쫀득한 치아바타 빵의 식감과 볼로냐 콜드컷 햄을 흉내낸 대체육의 풍미가 잘 어우러진다. 함께 먹으니 좀 낫다 싶으면서도 대체육 햄의 무른 식감이 느껴질 땐 또 아쉬운 기분이 든다. 빵 안쪽 면에 발라진 달콤 새콤한 홀그레인 머스타드와 달달한 과일 맛의 이름 모를 소스가 루꼴라의 쌉싸름한 풍미와 조화를 이룬다. 씹다가 다소 퍽퍽할 수 있는 식감을 수분기 머금은 토마토 슬라이스가 어느 정도 해소 해준다.
입 안 가득 샌드위치를 와앙 넣고 물고씹고 삼키다 보면 금세 목이 멘다. 그래서 샌드위치와 커피의 조합은 필수다. 함께 꺼내 온 코카-콜라사의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 블랙 커피를 한 모금 마셔주니 페어링(pairing·음식 궁합)이 제법 괜찮다. 먹다 보면 조금 달고 퍽퍽하게 물릴 수 있는 배러미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 블랙 커피가 깔끔한 맛으로 밸런스를 잡아주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도와준다. 그리고 저스트 워터의 깔끔 시원한 물맛으로 입가심해주니 조합이 만족스럽다.
| ‘저스트 워터’ 뚜껑을 개봉한 내부 모습(왼쪽)과 분리 배출을 위해 ‘조지아 크래프트 콜드브루’의 라벨을 제거해준 모습. 일상 속 작은 친환경 실천이 주는 뿌듯함은 덤이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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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브런치를 다 즐겼으면 포장지 분리 배출을 마저 잘해 정리해준다. 요즘은 단순히 용기별 분리 수거뿐 아니라 페트병에 씌워진 비닐 라벨까지 깨끗하게 잘 떼어 내 무(無)라벨의 투명 용기로 배출해줘야 ‘개념 시민’으로 통한다. 저스트 워터의 용기야 이미 친환경 재료로 만들었다고 하니 그대로 잘 접어 버려준다. 조지아 크래프트는 라벨 스티치 자국을 따라 한 번만 뜯어주면 쉽게 라벨이 분리된다.
무더운 요즘 자주 접하는 페트 용기. 귀찮다고 그냥 버리지 말고, 단 몇 초만 투자해 손가락 수고를 해주자. 나 역시 일상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전 세계적 친환경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소한 뿌듯함이 주는 기분이 제법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