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직장인 김태민(29·가명) 씨는 지난달 30일부터 8일까지 7박8일 간 베트남 다낭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를 제대로 누린 셈이다. 문제는 출국 전 비워놓은 냉장고. 연휴 후유증을 털어내고 출근하려면 텅 빈 냉장고부터 채워 넣어야 한다.
대학생 박예란(23·가명) 씨는 추석이 대목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의 사장님이 특근수당을 챙겨줬다. 할머니댁에서 만난 고모와 삼촌들이 쥐어준 용돈은 덤이다. 얇은 지갑에 모처럼 살이 찌면서, 가을 옷을 장만할 여유가 생겼다.
| (사진=신세계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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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가 막을 내리면서, 유통업계가 연휴의 ‘끝물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선뵌다. 추석 등 명절이 낀 연휴 직후에는 회사에서 받은 보너스와 가족 친지로부터 받은 용돈 및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 쇼핑수요가 높아진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몰은 추석 연휴 이후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을 위해 오는 15일까지 ‘POST 추석’ 행사를 진행한다. 유아동 상품 및 패션잡화 등을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 대표상품은 레고 유치원(2만4758원), 칼린 서현진 가방(15만3120원), 바디프렌드 안마의자(329만8000원) 등이다.
신세계몰이 이 같은 프로모션을 준비한 이유는 연휴 직후에 방문고객이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명절 전에는 친지 또는 업무와 관련한 식품·선물매출이 높았다면 명절 직후에는 가족이나 자신을 위한 패션 및 이·미용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진다. 신세계몰의 지난해 추석 전 일주일과 직후 일주일의 매출비중 상위 5개 장르를 살펴보면 명절 전에는 식품, 스포츠, 가전 순이었지만 명절 직후에는 스포츠, 가전, 패션·잡화 순으로 바뀌었다.
| AK몰 최근 2년간 추석 명절 직후 2주간 매출 상위 10개 품목. (사진=애경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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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가 운영하는 종합온라인쇼핑몰 AK몰이 최근 2년간 추석명절 연휴 직후 2주간 상품 구매패턴을 분석한 결과 역시 신세계몰과 유사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자신을 위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추석 명절 직후 2주(9월30일~10월14일)와 2016년 추석 명절 직후 2주간(9월19일~10월3일) 매출 상위 10개 상품들 모두 스포츠 및 레저용품, 명품화장품, 전자기기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여성은 구매 상위 10개 상품중 5위까지 상품이 모두 명품화장품의 기초라인이 차지했고, 남성은 카메라, 노트북, 골프용품 구매에 집중됐다.
AK몰 관계자는 “긴 연휴기간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가족을 인솔하는 남성, 시댁 스트레스에 시달린 여성 모두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AK몰은 명절직후 쇼핑족들을 위해 오는 10일 단 하루 동안 ‘텐텐데이’ 기획전을 통해 모바일앱(APP)에서만 사용 가능한 10%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KEB하나카드로 구매 시 최고 25% 청구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 8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 헬스테크 매장에서 모녀 고객이 직접 안마 기구를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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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황금연휴를 활용해 나들이를 다녀온 가족들이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을 오는 11일까지 할인 판매한다. 즉석조리 식품인 ‘셰프초밥’은 오는 11일까지 1개당 390원에 판매하며, ‘일품포크 삼겹살’을 1690원(100g), 호주산 ‘부채살 스테이크’는 2190원(100g)에 각각 선보인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추석 간 쌓인 피로를 풀라는 취지로 오는 15일까지 무역센터점 9층 헬스테크 매장에서 ‘파라다이스 안마의자 체험 할인전’를 진행한다. 헬스테크는 파라다이스, 파나소닉 등 총 20개 브랜드의 안마의자 및 건강 관련 용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멀티숍이다. 행사기간 동안 ‘파라다이스 안마의자’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