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더니 땅굴까지…11년만에 주가 2만원 본 삼성ENG

  • 등록 2015-10-31 오전 11:16:24

    수정 2015-10-31 오전 11:16:2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주가가 3분기 어닝 쇼크로 인해 연일 추락하고 있다. 바닥까지 내려가다 이제는 심지어 땅 밑으로 파고 내려가는 듯한 모습이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30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보다 7.14% 떨어진 1만8200원에 마감했다. 연중 고점인 4만6500원 대비 60.86% 급락한 가격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8일 1만9800원을 기록, 지난 200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 밑으로 추락했다.

3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3분기 매출액 8570억원(전년비 87.1% 감소), 영업손실 1조51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동지역 대형프로젝트인 사우디 샤이바, 얀부3 발전, 아랍에미리트(UAE) 카본블랙사업지 등의 추가 원가 1조원이 인식됐기 때문이다. 자본총계도 3746억원 적자가 됐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3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주요 주주인 삼성생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거의 대부분을 손절매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2217주를 보유 중이었으나 지난 20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장내 매도, 65주를 보유 중이라고 30일 공시했다. NH투자증권 등 삼성엔지니어링의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 대다수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 등으로 위기를 타개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주가 회복은 쉽지 않다고 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6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동 현장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매출액 감소와 저수익 현장의 매출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저유가로 인해 중동 플랜트 발주 전망이 부정적인 것도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 정상화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샤이바, UAE 카본블랙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내년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며 “최근 사우디 마덴 프로젝트처럼 완공 후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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