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갤S6'만 믿는다…하반기는 실력으로 뚫어야

  • 등록 2015-04-30 오전 8:03:28

    수정 2015-04-30 오전 8:03:28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가 전자업계의 ‘보릿고개’로 통하는 1분기에 5조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순항했다. 2분기도 갤럭시 S6 판매 확대로 추가적인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경쟁사를 압도하는 실력으로 이익을 창출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 기상도…반도체·폰 ‘맑음’ TV·가전 ‘비’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7조원대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 출시 효과를 감안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진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갤럭시 S6는 시리즈 중 베스트셀러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갤럭시 S6는 당초 기대한 만큼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갤럭시 S6 엣지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수요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는 IT·모바일(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올라서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 전망도 밝다. 2분기에도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요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갤럭시 S6에 공급하는 모바일 AP(애플이케이션 프로세서) 물량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스템LSI사업부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TV와 생활가전 사업은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는 유럽 및 신흥국 환율 하락세가 2분기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올해 새로 출시한 SUHD TV에 대한 시장 반응이 우호적이라는 것이다. 또 2분기부터 에어컨과 냉장고 시장이 성수기로 진입하기 때문에 1분기(1400억원 적자)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저하고’ 약화, 혁신 제품으로 시장 주도

전자업계는 상반기에 시장이 위축됐다가 하반기 들어 호황을 누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주요 쇼핑 시즌이 하반기에 몰려 있는 데다, 상반기는 신제품 출시가 몰려 마케팅 등 비용 지출이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체 간 경쟁 격화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성장세 둔화, 환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같은 시장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올해는 일반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이 예년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S6 효과 등 일회성 요인에 의존하기보다는 기술 및 제품 리더십을 강화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사업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수요가 늘고 있는 V낸드와 14나노 공정기술 기반의 모바일 AP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등 이머징마켓과 LTE(롱텀에볼루션)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또 제품 라인업을 간소화하고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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