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중 올해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한 대우건설(047040)의 현동호 주택본부장(전무)은 내년 사업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택시장이 워낙 경기에 민감하다보니 국내외 경기가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건설업계가 내다보는 내년 분양시장은 한 마디로 ‘시계 제로(0)’다. 주택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걱정스러운 변수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탓이다.
현금 흐름 확보에 주력
현 본부장은 “많은 대기업들이 내년은 현금흐름 위주로 계획을 잡고 있다”며 “순익을 늘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리스크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국지적으로 호황을 보였던 지방 사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사정이 이러니 중대형 주택을 중소형으로 변경하고 분양일정을 미루는 일이 다반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주택사업부 주택마케팅팀 관계자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계획을 옮기고 주택 면적도 중소형으로 변경해야 그나마 분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어떤 프로젝트든 한번에 물량을 털어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림산업(000210)의 경우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고분양가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라도 분양가를 낮춘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 건축사업본부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규모를 줄이고 판촉비도 최소화하려 한다”며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에 주력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매심리 회복시점 파악 어려워
GS건설 주택사업본부 주택기획팀 관계자는 “동탄처럼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되고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감면 이후 미분양이 팔려나간 걸 보면 구매심리가 아주 얼어붙었다고 볼 수도 없다”며 “다만 언제 구매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될지 모르기 때문에 사업 시기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관 속에서 그나마 기대할 만한 것은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한 대형 건설사 주택 담당 임원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라며“금융이나 세제 관련 규제 완화와 같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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