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신규 가입 감소와 시장 포화로 민영 생명보험의 가구당 가입률이 하락했다.
14일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제 13차 생명보험 성향조사를 보면, 전체 생보의 가구당 가입률은 지난번 조사보다 0.9%포인트 감소한 86.6%였다. 이는 전반적인 생보 시장의 성장세가 뒷걸음쳤다는 의미다. 2006년 조사 때부터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9년 넘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는 가입실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생보협회가 1976년부터 3년마다 진행하는 생보업계의 유일한 국가승인 통계다. 축협 등 공제와 우체국보험을 제외한 민영 생보의 가구당 가입률도 83.6%로 지난번 조사보다 0.9%포인트 감소했다.
가입 가구 중 추가로 가입의향이 있는 가구의 비율은 20%로 지난번 조사보다 8%포인트 줄었다. 가입의향이 없는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77.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 경기 침체와 가계 빚의 증가가 수요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가입을 원하는 생보 상품은 연금보험(32%)이었다. 뒤를 이어 장기 간병보험(26.3%)과 실손의료보험(22.8%) 순이었다. 연금보험에 세제혜택을 추가하면 22.1%의 소비자가 가입하겠다고 응답했다. 연령층별로는 20대와 30대가 많았다.
연금수령 선호 기간은 종신형(35.8%)을 선택했다. 보험사기를 심각한 범죄로 여겨 법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번 조사보다 4.7%포인트 오른 81.5%였다.
강성규 생보협회 전략개발부장은 “조사 결과를 보면, 오랜 기간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많다”며 “이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종신형 연금보험에 대한 비과세 유지 등의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