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북한이 작년 4월 7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남측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남북 관계가 더 멀어지면서 당분간 연락 재개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통일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관계자가 통신연락선을 통해 북측과 통화를 하는 모습(사진=통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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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작년 4월 6일 마지막 통화 이후 판문점 내 남북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연락에 1년째 응답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판문점에 상주하는 연락관이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하루 두 번 정기적으로 북측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연락 단절로 인한 문제는 북한에서 남측으로 넘어온 시신 인도 작업이나 장마철 댐 방류 사전 통보 요청 등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북측과 연락을 할 일이 생기면 유엔군사령부를 거쳐서 통보하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수차례 불리한 상황에 연락을 끊은 바 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당시엔 3년 5개월간 통화를 단절했으며, 2016년 개성공단 운영 전면 중단 반발에는 약 2년간 끊기도 했다. 2020년 6월에는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2달간 연락을 중단했다.
하지만 현재 남북 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부정적으로 보이는만큼 연락 재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연락이 단절된 동안 북한은 남한을 ‘적대적 2국가’로 지정하는 등 남한을 적대시하며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작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며 남한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해 “우리 정부와 군은 어떠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도 결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적당히 타협해 얻는 ‘가짜 평화’는 우리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안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북관계의 ‘강대강’ 대치가 당분간 이어지는 만큼 연락 재개가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외교가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독일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북한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려는 움직임에 발맞춰 방북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국’ 쿠바와 한국의 수교로 충격을 받은 북한이 외교적 대안 모색을 위해 유럽 국가와의 교류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