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 압박에…은행, 저신용자 대출금리 더 깎아줬다

5대은행 9월 주담대 금리 4.42%로 7월 대비 0.03% 내려
7~9월 금리 일시적 하락기에 저신용자에 더 '금리 우대'
10월 주담대 금리 재반등…신용점수 따라 역차별 우려
  • 등록 2023-10-24 오전 8:46:28

    수정 2023-10-24 오전 8:46:28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7~9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락기에 시중은행들이 고신용자보다 중저신용자들의 ‘가산금리’를 더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9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신규 취급액 기준)은 4.42%로 두 달 전인 7월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신용점수 951~1000점대의 금리가 4.41%, 신용점수가 가장 낮은 600점 이하는 4.63%였다.

이데일리 DB
이 가운데 중저신용자의 대출금리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신용점수 800점 이상 1000점 미만의 대출금리는 0.01~0.02%포인트씩 내린 반면 651~700점대는 0.07%포인트 내렸다. 600점 이하는 7월에서 8월(4.54%)에 무려 0.11%포인트 내렸다가 다시 9월에 4.63%로 올렸다.

주담대는 취급액 규모가 커서 금리 0.01% 차이로 월 납입해야 하는 이자가 크게 바뀐다. 이는 은행이 저신용자들의 가산금리를 줄여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산금리는 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는 위험가중 금리다. 통상 신용도가 높아 위험이 적으면 낮아지고, 반대로 신용도가 낮아 위험이 많으면 높아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는 2.80%로 7월 대비 0.26% 하락했다. 신용점수 900점대 이상의 가산금리가 0.24~0.25%포인트 낮아진 반면, 651~800점대는 0.28~0.29%포인트 하락했다. 최저등급인 600점 이하는 무려 0.32%포인트 낮아졌다. 중저신용자 위험도가 고신용자보다 높은데도, 가산금리 인하폭은 더 커 역차별이란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은행들은 금리 상승기에도 고신용자의 가산금리는 높게, 저신용자의 가산금리는 낮게 부여하는 식으로 ‘금리 밸런스’를 맞추며 논란을 샀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의 금리를 떠안는 셈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도 고신용자들이 중저신용자보다 가산금리 인하폭이 더 낮다면 신용점수별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 다시 반등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상당수 차주에게 적용되는 하단이 7개월 만에 4% 중반대로 올랐다.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4~7.13%로, 일주일 전(10월 12일·연 4.17~7.14%)보다 하단이 0.37%포인트나 뛰었다. 약 두 달 전(8월 21일·연 4.05~6.05%)에 비하면 하단은 0.49%포인트, 상단은 1.08%포인트나 올랐다. 금리 상승기에 또 다시 신용등급별 ‘금리 차등’이 발생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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