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이 입주해 있는 남산센트럴타워 빌딩(서울 중구 회현동).(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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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겸 우리은행장이 혁신의 최일선에 있는 디지털금융그룹을 본점 밖에 두고 그룹장에게 그룹 내 인사권을 위임하는 실험에 나섰다. IT 회사처럼 빠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취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임직원 총 129명은 이달 초순부터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맞은 편에 있는 프라임 오피스빌딩인 남산센트럴타워 세 개 층을 빌려 쓰고 있다. 우리은행 본점 조직 중 별도 건물을 쓰는 것은 서류 관리 등 후선 업무를 처리하는 상암동업무집중화센터 이외에는 디지털금융그룹이 유일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복장도 격식도 이전보다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황원철(
사진)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 역시 “핀테크회사처럼 파티션을 없애고 휴게공간은 대폭 확충해 창의성이 창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민영화 이후 최초로 외부에서 선임된 C레벨 임원인 황 그룹장은 오래전부터 디지털금융그룹이 우리은행의 별동대가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포부를 이루게 된 황 그룹장은 지난 6월 우리은행에 영입된 지 반년 만에 상무로 승진하며 손 내정자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디지털금융그룹이 자리 잡은 남산센트럴타워는 우리은행 본점과 왕복 8차선의 소공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이 때문에 한 건물을 사용할 때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본점과 이동에도 용이하다. 독립성과 연결성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기에 손색없는 입지조건을 갖춘 셈이다.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은 독립과 함께 또 다른 선물도 받았다. 황 그룹장이 그룹 내 팀과 부서를 자유롭게 뗐다 붙일 수 있게 더 큰 인사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황 그룹장은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