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발굴현장서 ‘해자’ 최초 확인

'해자' 성벽 주위 자연하천으로 방어시설
성 외벽 하부 뻘층서 3·4세기 유물 출토
  • 등록 2015-12-21 오전 8:41:44

    수정 2015-12-21 오전 8:41:44

풍납토성 성벽 하단 암갈색점질토층 출토유물(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오는 22일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에서 ‘풍납토성 동성벽 외곽 추정 해자 부지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조사는 풍납토성 성벽과 해자(垓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것. 해자는 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고랑 혹은 자연하천으로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이다.

풍납토성은 2011년 동성벽 절개조사가 시행됐는데 그 외곽인 추정 해자 부지를 조사하던 중 지하에 콘크리트 구조물과 폐기물이 발견돼 발굴조사가 중단된 바 있다. 올해 문화재조사 및 사적정비를 위해 지하 구조물과 폐기물이 반출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풍납토성의 동성벽 외곽 절개조사로서 그동안 추정으로만 알려진 해자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에 확인된 해자는 완만한 경사도를 둔 체성부(성벽 몸체를 이루는 부분) 말단부에 마치 역사다리꼴 형태로 조성됐다. 해자 규모는 상부 폭 13.8m, 하부 폭 5.3m, 깊이 2.3m이다. 바닥은 하상 퇴적층인 자갈층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동성벽 외곽에 흐르는 구하도는 이 해자보다 약간 서쪽으로 다가선 채 지난 세기 중반까지 흐르고 있었다. 해자와 구하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조사 성과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성 외벽 하부에는 동서 길이 10m 정도로 뻘층이 형성돼 있다. 이 뻘층은 생토층을 파고 인위적으로 조성됐으며 가장자리에는 황갈색점토로 마감했다. 이 뻘층은 성벽 관련 시설인 이른 단계의 해자, 또는 성 외벽의 기조로 추정할 수 있다.

한편 뻘층 내부와 그 상면에서는 심발형토기, 직구호, 동이구연부편 등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의 유물이 주로 출토됐다. 이는 풍납토성의 구조와 축조시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풍납토성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해자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면서도 “성벽 기저부 뻘층의 성격과 조성 시기, 풍납토성 중축과정, 초축 시기에 대한 문제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앞으로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차츰 규명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풍납토성 성벽 하단 뻘층 출토유물(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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