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아티스트다] 김혜진 국전 입선한 당당한 아티스트

'아이리스' 김태희의 친구 닉네임으로 유명
2004년 늦깎이 데뷔 이후 인기와 슬럼프 실감
다시 붓을 잡은 후에 올해 첫 개인전 작품 '완판'
"연기와 미술 병행, 그림으로 더 소통할 수 있었으면"
  • 등록 2013-10-18 오전 9:12:57

    수정 2013-10-18 오전 9:12:57

김혜진(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배우 김혜진(38)의 존재감을 가장 널리 알린 건 아마도 KBS 드라마 ‘아이리스’(2009)일 것이다. 극중 국가정보국인 NSS의 자료실장 양정인을 연기했다. 하지만 배역보다는 소위 ‘김태희의 친구’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해졌다. 비중은 크지 않았어도 앳된 얼굴에 늘씬한 몸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눈에 띄었다. 이후 드라마 ‘동이’와 ‘전우’, 예능 프로그램 ‘달콤한 밤’의 MC로 잇따라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2004년 영화 ‘썸’으로 데뷔한 이래 조연과 단역을 두루 거치다가 5~6년만에 얻은 열매였다.

▲연예활동 슬럼프의 탈출구 된 미술

그러나 행복하고 달콤한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전 소속사와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갑자기 선정적인 방식으로 김태희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실제 나이가 공개되면서 불행이 겹쳤다. 웬일인지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불안하고 속이 탔다. 그럴 때마다 속절없이 마음이 곤두박질쳤다. 그때 그는 배우로 데뷔하면서 잊고 있었던 것을 문득 떠올렸다. 디자인, 그림, 설치미술.

사실 그는 연기를 하기 전 잘 나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입사한 한 회사에서 27세에 최연소로 부장에 승진한 실력파였다. 방황의 시절 그는 다시 붓을 들었다.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다. 뭔가 몰두할 게 필요했다. 동국대 평생교육원을 다니며 김윤섭 교수의 ‘아트마켓 & 아트테크’를 공부했다. 펑정지에 등 중국의 유명한 컨템포러리 작가들을 만나는 미술여행도 다녀왔다. 원래 전공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회화와 설치미술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가 김 교수의 소개로 지난 6월 울산에서 열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작품을 출품했다.

“연예계 데뷔 이후 10년 만에 전공과목으로 컴백한 셈이었다. 엄마를 주제로 가로·세로 30m짜리 설치작품을 내놨다. 태화강 둔치에 여러 개의 기저귀 천이 펄럭이도록 만든 것이었다. 두 살 때 엄마와 헤어졌다. 엄마 없이도 씩씩하게 자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마 엄마를 그리워했나 보다. 이제 와서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울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출품한 김혜진의 설치작품
▲첫 개인전 ‘완판’, 국전 ‘입선’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출품은 큰 성공을 거뒀다. 처음 발표한 설치미술이었으나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스토리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며 신선함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내친김에 지난달 데뷔 후 서울 삼청동 정암아트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기획 전문가인 이매지네이션K의 최요한 감독과 함께 역시 엄마를 테마로 30여점을 내걸었다. 구상과 비구상, 회화와 설치 등 표현된 형식은 달랐으나 관통하는 주제는 ‘엄마’ 하나였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시회 초반에 작품이 모두 팔렸다. 신진작가로선 근래 보기 드문 일이었다. 이중 100호 크기의 서양화 ‘엄마 품’은 2000만원이란 판매가에 작품성까지 입증됐다. 놀랄 일은 더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구상 부문에 출품했던 게 덜컥 입선한 것.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내 작품이 ‘완판’되고 국전에 뽑히는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는 정말 많이 싸우고 울어서 몸도 상했는데 이젠 그 고생이 너무 값지고 보람차다. 한 번은 김기덕 영화감독이 1호짜리 10개로 된 연작을 보시더니 ‘영화로 만들어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8시간도 넘게 얘기를 나눴다.”

김혜진 ‘엄마 품’
김혜진은 최근 MBC 에브리원 채널의 새 프로그램 ‘K-디자인’(가제)을 찍고 있다. 디자이너 서바이벌에서 심사위원을 맡아 활약 중이다. 최근 3일간 밤샘촬영을 했지만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출연자들을 보며 또다시 힘을 얻고 있다.

“그림은 사실 내가 가장 익숙한 것이다. 그리고 힘들 때 나에게 큰 위로가 됐다. 앞으로도 연예활동과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젠 나 자신을 내려놓고 그림으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혜진(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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