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S건설 사례가 대표적이다. GS건설은 올 1분기 대규모 적자 사실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실적 발표 전까지 4만9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3만원선으로 주저 앉았다. 과거 대규모로 수주한 해외 플랜트와 환경 프로젝트에서 오히려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나면서 앞으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국내 대표 건설사의 실적 부진 여파는 다른 건설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코스피시장의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 10일 141.42에서 지난 17일 장 중 한때 122.63까지 하락했다. 단 5일 만에 13% 이상 급락한 셈이다.
GS건설의 불똥은 조선업종으로도 튀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발주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주 실적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커졌다. 조선업종도 건설업종과 같이 건조 기간이 길고, 인도 기간이 다가올 수록 건조료를 많이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수주가 많은 탓이다.
해외 공급선을 확대하며 여의도 증권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던 씨젠조차 셀트리온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서 회장의 폭탄 선언 다음날 씨젠은 6% 이상 급락했다. 씨젠뿐만 아니라 차바이오앤도 지난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7% 가까이 떨어졌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사흘 동안 15% 이상 급락했다.
대표업체가 흔들리면 당연히 업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들어 그 빈도와 강도가 세지는 원인은 꼼꼼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위한 동력(모멘텀)이 없는 상황이어서 돌발변수에 따른 충격도 더 큰 것이라고 풀이했다. 셀트리온 사태 직전 코스닥 지수는 560을 넘어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코스닥 시장은 전기전자(IT), 제약, 바이오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대한 기대도 상승에 한 몫했다.
하지만 박스권 상단 돌파에 대한 기대는 컸지만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업종과 종목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코스닥 대장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최근 장세는 녹록지 않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넓은 호수 전체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할 때다. 따라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예전보다 시야를 확대해야 한다. 보유 종목에 대한 이슈뿐만 아니라 업종, 시장에 대한 이슈도 확인하지 않고는 수익률을 지키기 힘든 장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