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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50분쯤 모습을 드러낸 신씨는 검은 옷을 입고, 흰 모자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였다. 신씨는 ‘약물 과다복용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할 말이 있냐’고 묻자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 병원에서 어떤 시술을 받았나’, ‘영장실질심사 당시 지각한 이유’, ‘구속된 심정’ 등을 묻는 질문에는 모두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호송차에 올라 경찰서를 떠났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쯤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들이받았다. 피해자 A씨는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쳤고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행적 조사 등 보강 수사를 위해 당시 석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온라인을 통해 ‘부실 수사’라는 의혹이 거듭 제기됐고, 경찰은 신씨의 마약 관련 혐의를 추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후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11일 영장을 발부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검사 결과 신씨에게서는 케타민을 포함, 총 7종의 향정신성 의약품이 검출됐다. 그는 사고 당일에도 병원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디아제팜, 미다졸람 등을 투약 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 법률대리인 또한 지난 16일 사고 당일 신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방조, 마약류관리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지난 2월부터 그에게 처방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의사 3명 역시 마약류관리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법률대리인을 맡은 권나언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신씨가 한 병원에서만 거듭 투약해 의료진이라면 충분히 그의 투약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약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으려고 했다면 이를 말릴 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방조했다면 혐의가 성립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