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 위기설에 휘말렸던 미 금융회사 중 하나인 찰스슈왑이 지난 1분기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예금 이탈도 시장의 우려만큼은 아니었다.
|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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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대형 증권사인 찰스슈왑은 1분기 순이익이 16억달러(약 2조11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51억2000만달러(약 6조7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으나, 시장 전망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
지난달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잇따른 붕괴 여파로 고객 예금 인출 사태를 겪었던 찰스슈왑의 고객 잔고는 1분기 말 기준 3260억달러(약 429조9900억원)로 전 분기에 비해 11%, 전년동기대비 30%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찰스슈왑의 예금 잔고 감소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예금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순자산이 늘면서 예금 손실을 메운 것으로 분석됐다.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채권 등 비예금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고객 자금이 저금리 예금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MMF와 CD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찰스슈왑은 지난 3월 SVB 파산으로 금융사들이 보유 중인 채권 자산의 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파산 위기설이 제기된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관리자산 규모만 7조달러에 달하는데다, 미실현 손실 비중이 크지 않아 과도한 우려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회사측은 고객 잔고의 86%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 한도 이내 금액이라고 밝혔다. 미 지역은행의 줄도산 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달 찰스슈왑으로 순유입된 금액은 530억달러(약 69조9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엔 총 1320억달러(약 174조1000억원)가 유입됐다.
찰스슈왑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3.94% 급등한 52.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