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리조트 티롤호텔서 화재…마이클잭슨 묵은 스위트룸도 전소

1997년 11월 2박3일 머물러
골프여제 '박세리방'도
  • 등록 2021-02-21 오전 11:35:43

    수정 2021-02-21 오전 11:39:14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 내 티롤호텔에서 발생한 화재가 태운 것은 건물뿐만 아니라 우리네 추억입니다.”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1시4분께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 옥상 목재 구조물에서 난 불은 다수의 객실 등을 태우고 21일 오전 3시55분께 완전히 꺼졌다. 다행히 호텔 투숙객과 직원 등 80여명이 제때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클 잭슨이 1997년 11월18일 티롤호텔 5층 전체를 예약해 501호에서 2박3일간 머물렀으며 객실 침대 옆 협탁에 볼펜 철심으로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십시오. 한국은 ‘신’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는 낙서를 남겼다. (사진=티롤호텔)
티롤호텔은 1997년 개최된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개장한 특1급 호텔이다. 고인이 된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2박3일간을 머물러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5층 전체를 빌린 뒤 스위트룸인 ‘501호’를 썼던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마이클 잭슨방’이 있는 명소이다.

침대 옆 나무 협탁에 끼적인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십시오. 한국은 ‘신’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는 마이클의 친필 흔적이 이런 역사를 웅변했다.

호텔 측도 마이클이 묵은 이후 이 방만큼은 리모델링(개조)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두고 있었다.

티롤호텔에는 마이클잭슨 방 외에 박세리 방도 있다. 스키 마니아인 박세리가 스키를 즐기러 왔다가 어깨를 다쳐 탈골 부상을 입은 후 쉬었던 방이 504호다. 여기에도 박세리의 사인과 사진이 남아 있었다.

방값은 500만원대지만 이벤트 패키지를 잘 활용하면 100만원대에 묵을 수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정말 예쁜 호텔인데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화목난로 및 연통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 정확한 피해규모와 화재원인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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