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이들이 홈술과 혼술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3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그 이후에 태어난 Z세대)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3%가 최근 3개월 내 혼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혼자 마실 때 음주 장소는 ‘집·기숙사 등 주거 공간(85.4%)’이 가장 높았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감염 위험으로 술집, 클럽 등 유흥시설 이용까지 어려워지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집에서 긴장감 없이 마시는 혼술은 더욱 자제가 어렵기 때문에 음주가 습관화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혼술이 습관처럼 굳어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나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경북대 간호대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혼술이 친한 친구와 함께 마실 때보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할 확률이 무려 9.07배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홈술을 할 때 냉동 식품이나 피자, 라면과 같이 간편한 인스턴트 음식을 안주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인스턴트 식품에는 인공조미료가 많이 첨가돼 맛이 좋을지 몰라도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아 자주 섭취하면 비만이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술과 안주를 먹는 것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것은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므로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준 원장은 “혼자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술을 마시면 무의식중에 계속 마시게 돼 과음하기 쉽지만 누군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면 술을 덜 마시게 되고 호흡을 통해 알코올이 배출돼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감염 위험을 피해 집에서 술을 마시고 싶다면 혼자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마실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혼술이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홈술로 슬기로운 음주생활을 즐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