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욕실 셀프 시공을 마음먹었을 때부터 전문가가 아닌 만큼 어디 한군데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건 1년 정도가 지나서부터였다. 세면장에 방수처리를 여러 번 하긴 했지만, 워낙 늘 물이 튀기고 고여 있는 곳이라 그런지 나무 곳곳이 들뜨기 시작한 것이다.
세면볼이 깊지 않은데다 수전은 높이 달아서 물을 틀기만 해도 곳곳에 물이 튀었다. 간단한 세수만 했는데도 세면장은 아쿠아쇼를 방금 마친 듯 물에 흠뻑 젖었다. 물은 줄기를 이뤄 세면장을 타고 내려갔고 앞 문짝을 고정한 경첩이 녹슬기에 이르렀다. 문을 열고 닫는 게 뻑뻑해졌다.
그래서 보수공사를 결심했다. 세면장 윗부분만 타일시공을 해주고 실리콘으로 물길을 만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타일 절단은 자신이 없어서 이번에도 모자이크 타일을 주문했다. 자잘한 모자이크 타일이라 줄간격만 잘 맞추면 절단 없이도 타일시공이 가능할 듯했다.
두 번째 타일시공인데다 면적이 넓지 않아 그런지 반나절 만에 마무리했다. 흰색 세면볼을 받치고 있었던 나무무늬는 사라졌지만, 하얀색 타일을 깔아놓으니 더욱 깔끔해진 느낌이다.
문짝은 떼어냈다. 하도 녹이 슬어서 나사 하나는 떼어내는 과정에서 반으로 뚝 잘라질 정도였다. 새 경첩으로 다시 문짝을 달아주니 열고 닫는 게 부드럽다.
이렇게 짧은 보수공사를 마쳤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오래 버텼지만, 보수공사를 통해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욕실에 가구를 들인다는 것은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구나. 그래도 늘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다음 인테리어 시공 땐 더 세련된 방법으로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모자이클 타일을 덧씌운 세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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