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던 지난해엔 저렴한 제품이 인기였지만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인터넷에서도 20만~30만원대의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여성의류담당 이애리 차장에 의하면 "지난해엔 극심한 불황으로 저렴한 제품이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는 비교적 고가의 털 제품 수요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 좀 다른 경향"이라고 말했다.
털(fur)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어울릴 제품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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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fur) 하면 떠오르는 어두운 느낌은 사절. 이전 모피가 담채화였다면, 올해 모피는 팝 아트다. 네온사인을 연상시키는 진분홍, 진녹색, 형광 파랑 등의 강렬한 색상이 털을 뒤덮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색의 원천을 1930~40년대 활발히 활동했던 초현실주의 패션 디자이너 엘자 스키아파렐리에서 찾고 있다. 불황에 허덕이던 1930년대를 발랄한 색상으로 자극시켰던 그녀를 통해 위안을 받으려는 심산이다. 일명 '스키아파렐리 핑크'라고 불리는 쇼킹 핑크, 짙은 파랑(세룰리안 블루), 라임과 보라색 등이 모피에까지 쓰이게 된 것이다. 국내 모피 전문 브랜드 퓨어리 이유형 실장은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색깔로 모피가 갖고 있는 중후한 감각을 보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마치 털 속에 안기듯 커다란 코쿤(누에고치) 모양이나 H 라인으로 퍼지는 스타일과 모래시계처럼 허리를 조여주는 두 가지 형태의 모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20대는 짧은 볼레로, 30~40대는 긴 조끼.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퍼 베스트(fur vest·조끼)는 별다른 장식 없이 곧게 뻗거나 모자가 달린 경쾌한 형태가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옥션에서만 하루에 200벌이 팔릴 정도다. '알렌제이'의 황정혜 디자인실장은 "조금 더 젊은 여성들에게는 밍크보다 더 볼륨있는 여우털 등의 소재로 짤막하게 디자인된 볼레로 타입이 인기"라며 "볼레로 타입의 숏 베스트는 미니스커트나 청바지와 함께 입어도 발랄하게 어울리는데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도 적어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롱코트 모피는 거의 사라졌다. 퓨어리 이유형 실장은 "온난화 영향으로 롱코트 대신 점퍼나 짧은 재킷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올 한 해 크게 유행했던 '80년대 스타일'의 인기에 힘입어 표범 무늬 등 호피를 변형한 스타일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또 몸통 부분은 캐시미어나 스웨이드, 가죽이나 패딩 등으로 제작하고 소매나 모자, 깃 부분을 밍크나 여우털 등으로 제작한 제품이 예년에 비해 많이 출시됐다. 지나치게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주지 않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입을 수 있어 효과적이다.
■ 주머니 가벼운 당신을 위한 깜찍 '퍼' 소품
모피로 된 코트나 재킷이 부담스럽다면 부분적으로 털이 붙어있는 액세서리를 하는 것도 겨울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올해 특히 털이 조금씩 달린 목도리와 손·발토시 등 방한과 패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인기다.
3.요즘 유행하는 볼레로형 조끼. 르샵(12만9000원).
4.천연 라쿤 털 목도리. 최근엔 코트 깃처럼 늘어뜨리는 게 유행이다.G마켓(5만9800원)
5.발목에 털이 부착된 앵클 부츠. 토즈(가격미정).
6.목 부분과 끝에 털이 붙어있는 목도리. 올리브데올리브(10만원대).
7.최근 유행하는 토끼털 귀마개. G마켓(1만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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