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시장 `비틀`..장밋빛 미래 멀어졌나

유가·구리價 급락..수급우려에 펀드도 관망
귀금속은 여전히 `기대`..금값 800달러 전망도
  • 등록 2007-01-04 오전 9:25:44

    수정 2007-01-04 오전 9:25:44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새해 벽두부터 상품 시장이 심상치 않다. 작년 연말 랠리를 보이면서 한껏 부풀어 올랐던 장미빛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연초 상품 시장은 비틀거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은 4.5% 하락해 배럴당 58.3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1월 55.09달러를 기록한 이후 6주래 최저 수준이다.

NYMEX에서 거래되는 구리 3월물은 파운드당 2.649달러로 22.2센트 하락, 7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금 가격은 온스당 629.80달러로 8.20달러 떨어졌다.

19개 상품 가격을 지수화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2.8% 하락했다. 일일 하락폭으로는 지난 5월24일 이후 최대다.

◇국제 자금, 상품시장 `관망` 

유가는 따뜻한 겨울 날씨로 난방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원유 재고가 풍부하다는 분석 때문에 하락했다.
 
구리 가격도 수급 불균형에 따른 우려로 밀렸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건설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주택,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금속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런 가운데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재고량은 작년 7월 최저치였던 19만2550톤에 비해 10만2950톤 증가했다.

이처럼 수급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자 상품시장에 몰렸던 펀드들도 한 발 물러서 관망하는 분위기다.

CNN머니는 상당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크리스마스와 새해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았으며, 일부 펀드들은 원유 시장에 대해 시큰둥하다고 전했다.

프로스펙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레오나드 카플란 사장은 "미국 상품시장이 새해 첫 거래를 개시했지만 펀드는 상품시장에서 발을 빼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맥쿼리 퓨처스 USA의 나먼 바라캇 부사장은 "이번주 상품 시장이 랠리를 보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투자자금이 상품시장, 특히 원유시장을 지나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대감은 여전..금 `주목` 

그러나 상품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사그러든 것은 아니다. 특히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 전망은 여전히 밝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렉스 칼럼을 통해 기초 금속으로 흘러들어갔던 일부 투기적인 자금이 귀금속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미국 산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기초금속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작년 가을부터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됐다고 FT는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 침체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아지며 달러화가 약세를 띨 것이란 전망은 금 시장을 밝게 해주는 요인으로 들었다. 금값은 보통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이며 대체 투자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FT는 금 가격은 2002년 이후 3배 가까이 올랐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올해 금 시장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웨스트포트의 수석 전략가인 바이론 위엔 역시 금 가격이 온스당 800달러까지 오를 것이며 은 가격은 온스당 18달러선을 넘볼 것으로 전망했다.

위엔은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귀금속 뿐 아니라 구리와 아연, 니켈 등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상품 시장 전망은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삶의 기준이 올라가면서 농산물 상품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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