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 심화, 산업생산활동 압박할까

가계대출 연착륙 등 신정부 정책 관심
  • 등록 2003-01-29 오전 9:42:44

    수정 2003-01-29 오전 9:42:44

[edaily 김희석기자] 지난해 1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이나 설비투자 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소비가 급격히 위축됐다. 소비위축이 생산부분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산업생산도 계절적 요인을 반영하는 물량기준의 수치인 점을 감안하면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매 급감..가계대출 억제대책 영향 커 12월 산업동향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소비부분의 급격한 위축이다. 도소매 판매는 1.9% 증가에 그쳐 지난 2001년 2월 1.6% 상승이후 22개월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2.3% 감소한 셈이다. 특히 소매부문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매지수는 2.2% 감소, 지난 98년12월 6.1% 감소이후 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소비의 위축은 지난해 4분기 본격적으로 추진된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대책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사의 가계대출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상향조정하는 등의 조치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주택담도대출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말 대통령선거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무시할수 없다. 백화점들은 대선이라는 이벤트를 피하기 위해 연말 정기바겐세일을 실시하지 않아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러한 정황을 반영하듯이 백화점판매는 지난 12월 13.8%나 감소했다. ◇생산 `계절 요인`감안해야..자동차 등 지난달의 산업생산지수는 9.5%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한달전 7.2%와 비교할 때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이 적지 않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설비투자의 경우는 한달전에 비해 증가세가 다소 위축됐지만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기대를 갖게하고 있다. 산업생산의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에 편중됐고 계절적 요인도 적지않게 작용했다. 반도체는 11월 22.2% 증가에 이어 12월에도 23.9%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는 6.3%에서 45.9%로 급증했다. 이는 2001년말 노사분규로 조업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2001년 12월 자동차부문 생산지수 마이너스 20.7%를 기록한바 있다. 자동차를 제외한다면 11월 7.3% 증가에서 12월 6.7% 증가로 증가세가 오히려 위축됐다. 설비투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12월중 설비투자추계는 2.5% 증가, 11월 6.2%증가에 비해 다소 위축됐다. 그러나 8월이후 증가세를 5개월째 이어갔다. 더구나 설비투자추계지수로 본다면 123.5로 지난 4월 128.6 이후 8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낮지않은 수준이라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소비위축이 생산부문 압박할까 앞으로의 관심사는 소비부문의 위축이 생산부문을 압박할 것인지의 여부다. 민간소비가 살아니지 못한다면 수요감소를 유발하고 이는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위축에 대해 현정부나 신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인상이지만 당장의 대책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주초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땅값 급등지역에 대해 투기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는 더이상 부동산가격 억제의 강도를 높이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일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계대출. 노무현 당선자가 가계대출의 지나친억제가 부작용을 불러올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정책으로 구현되기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선행종합지수가 전년동월비 2개월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전문가들은 수치상으로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는 산업생산에 대해서도 좀더 치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투증권 김재은 애널리스트는 "생산지수나 출하지수가 모두 물량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단가하락 등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수치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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