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vs 빅테크 전쟁 서막?…"애플에 7000억원 반독점 과징금"

FT, 소식통 인용해 보도…"내달 부과"
"EU 차원서 애플에 과징금 첫 사례"
디지털시장법 본격화 앞두고 EU-빅테크 긴장 고조 전망
  • 등록 2024-02-19 오전 8:53:47

    수정 2024-02-19 오후 7:33:14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인앱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앱스토어 입점 회사에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유럽연합(EU)이 애플에 7000억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EU와 빅테크 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 경쟁당국이 자사 플랫폼을 타사 결제 서비스를 차별했다는 혐의로 애플에 과징금 5억유로(약 7200억원)을 부과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과징금이 부과된다면 EU 차원에서 애플에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하는 첫 사례가 된다.

2019년 음원 스트리밍 회사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15~30%에 이르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자사 결제 시스템(인앱결제)을 강제한다며 애플을 EU 경쟁당국에 제소했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외부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업데이트를 막는 등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인앱결제 강요 자체는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EU 경쟁당국은 애플이 인앱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스포티파이 등이 이용자에게 외부 결제 시스템을 알리는 걸 제한·방해했는지 들여다봤다. 소식통은 조사 결과 애플의 행위가 불공정 거래 조건에 해당한다고 EU 경쟁당국이 판단했다고 FT에 전했다.

애플은 이번 결정에 관한 FT 보도에 관해선 직접 입장을 밝히길 거부하며 “앱스토어는 스포티파이가 유럽에서 최고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되도록 도왔다. EU 집행위가 아무런 이익이 없는 소송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EU는 애플 등 빅테크를 향해 반독점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EU는 지난해 애플·구글 등 6개 빅테크를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게이트키퍼’(대형 플랫폼사업자)로 지정했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면 회사가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앱마켓을 자사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해야 한다. 자사 제품·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연매출의 최대 10%, 반복 불이행이 확인되면 20%까지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조직적인 위반행위’가 확인되면 사업부 일부에 대한 매각 명령까지 받는다. 다만 EU는 다음 달까진 게이트키퍼 의무 이행을 위한 유예 기간을 줄 계획이다. FT는 이런 상황에서 애플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EU와 빅테크 간 전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도 최근엔 반독점 리스크를 피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애플은 다음 달부터 유럽에서 다른 앱마켓·웹사이트 등에서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인앱결제 수수료도 인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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