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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크고 작은 수술을 받은 이후 찾아오는 급성 통증 환자에게는 마약성 진통제가 주로 적용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 문제로 인해 각국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독려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버텍스는 복부 성형술과 건막절제술 등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VX-548과 아편 유사체인 ‘비코딘’ 등을 비교한 임상 3상에서 통증 억제 효과가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VX-548은 신경 전달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나트륨채널(NaV1.8)을 억제해 통증이 퍼지는 것을 막는 기전을 가진 물질이다.
버텍스는 VX-548의 임상 3상에서 복부성형술 환자와 건막절제술 환자를 각각 1118명, 1073명을 모집했다. 이들을 경구용 VX-548 투약군과 비코딘 투약군, 위약군 등 세 그룹으로 구분했다. 그런 다음 ‘수술 후 0시간부터 48시간까지 통증 강도의 차이에 대한 시간가중합’(SPID48)을 1차 평가 지표로 활용해 비교했다.
그 결과 복부성형술 환자의 경우 VX-548 투약군은 통증이 47%, 비코딘 투약군은 43% 완화됐다. 또 건막절제술 환자의 경우 VX-548 투약군과 비코딘 투약군이 각각 51%와 53%씩 통증이 경감됐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사이 미국 헤론테라퓨틱스의 ‘진렐레프’와 바우닥스바이오의 ‘안제소’ 등이 미국에서 승인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전부터 사용하던 성분을 재활용한 약물이었다. 진렐레프는 NSAID의 일종인 ‘멜록시캄’과 국소마취제인 ‘부피바카인’의 복합제로 알려졌다. 안제소 역시 멜록시캄이 들어간 정맥주사형 약물이었다.
레시마 케왈라마니 버텍스 CEO는 “다양한 급성 통증 상태에 걸쳐, VX-548이 폭넓은 효능과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사 약물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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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후보로는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염산염)가 꼽힌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11월 수술후 통증을 포함한 중등도에서 중증의 급성통증 환자 대상 어나프라주 주사제의 품목허가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바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수술 후에는 통증 지수 5 이상의 급성 통증이 찾아온다. 펜타닐이나 옥시코돈 등 중독성 있는 마약성 진통제가 이때 주입된다”며 “이 단계에서 어나프라주가 대신 쓰일 수 있다고 본다. 어나프라주 역시 임상 단계에서 마약성 진통제 대비 통증 감소 효과가 유의미하게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비보존제약은 어나프라주 주사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3상 및 어나프라주 외용제(스프레이 및 크림)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등도 준비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미국 내 3상이 코로나19로 중단된 뒤 다소 지체됐다. 다시 설계해서 들어가려는 중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또 편의성을 높인 어나프라주 크림 제형의 임상 2상을 국내에서 종료했는데, 3상에서는 스프레이나 크림 등 다양한 제형의 가능성을 더 따져보고 임상을 설계해 신청해보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보존제약 이외에도 지난해 6월 메디포럼은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 환자 대상 ‘MF018’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MFO18은 계피 추출물 기반한 비마약성 진통제로 알려졌다. 암으로 인한 급성 통증을 관리하는 적응증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