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군함이 유럽 강가에 등장한 까닭은

수개월 지속한 최악의 가뭄으로 강 수위 낮아지자
수면아래 있던 역사 부상..군함, 굶주림의 돌, 수몰 마을
  • 등록 2022-08-20 오후 3:24:14

    수정 2022-08-20 오후 3:24:14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유럽을 덮친 최악의 가뭄으로 강이 말라붙자 수면 아래 있던 역사가 드러나고 있다. 침몰한 독일 군함이 부상하는 한편 중세에 새겼던 `굶주림의 돌`조차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18일 세르비아를 지나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가뭄으로 내려가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독일 나치의 군함이 모습을 드러냈다.(사진=로이터)
19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를 보면, 세르비아 동부 항구 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 연안에서 독일 군함 20여 척이 물 위로 드러났다. 이들 군함은 1944년 독일 나치의 함대가 소련군을 피해 다뉴브강을 따라 후퇴하면서 난파한 군함 수백 척 가운데 일부다.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침몰한 군함이 느닷없이 부상한 이유는 가뭄 탓이다. 올여름 유럽 전역에서 수개월째 지속하는 가문 여파로 주요 강과 하천의 수위가 내려갔다. 세르비아 다뉴브강 수위도 사상 최저로 낮아지면서 난파한 독일 군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군함이 하천 통행을 방해하고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다뉴브강은 침몰한 군함을 피하고자 운항 범위를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였다. 이들 군함에는 전시에 쓰던 탄약과 폭탄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헝가리를 흐르는 다뉴브강 수위가 낮아지자 2차 세계 대전 당시 침몰한 배의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사진=AP)
마찬가지로 다뉴브강이 흐르는 헝가리에서도 수위가 낮아지지 침몰한 전함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유럽의 이탈리아 포(Po) 강은 가뭄으로 물이 줄어들자 수장된 독일 나치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이런 현상은 유럽 곳곳에서 포착된다.

체코 데친 시(市)에서는 도시를 관통하는 강의 수문에 새긴 굶주림의 돌(hunger stone)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문에는 평소 수중에 잠기는 깊이에 ‘Wenn du mich siehst, dann weine’(나를 보면 울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새겨 있다. 중세에 각인한 이 문구는 가뭄에만 모습을 드러내기에 그해는 흉년을 피하지 못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는다. 이번에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자 이 문구가 드러난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20세기 초반에 저수지를 건설하면서 수몰된 리마강 주면 마을이 이번 가뭄으로 형태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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