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아타 라에비가타(Atta laevigata)는 중남미에 주로 사는 잎사귀 개미다. 주요 서식지 콜롬비아에서는 이 개미를 아주 오래전부터 음식으로 먹었다. 현지 원주민(Guane 족)이 7세기 무렵에 이 곤충을 식용으로 썼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특히 결혼한 젊은 남녀나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부부에게 인기가 좋다. 이 개미가 다산의 상징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 콜롬비아 정부는 홈페이지에서 자국 토속 음식으로 아타 라에비가타를 소개하고 있다.(자료: 콜롬비아 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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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우기(4~5월) 개미굴을 벗어나 짝짓기 비행을 하는 여왕개미를 잡아 식용으로 쓴다. 이때쯤이면 배에는 알이 가득 찬 상태다. 알을 밴 상태로 식용으로 쓰면 아이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되겠거니 하는 믿음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개미는 스페인어로 `Hormiga Culona, 영어로 `Big-butt ant`로 부르는 것은 이런 이유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둘 다 직역하면 엉덩이가 큰 개미라는 의미다. 일부는 이 개미를 천연 최음제로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여왕개미가 아닌 다른 개미는 식용으로 쓰지 않는다.
조리법은 다리와 날개를 제외한 전체를 튀기거나 볶는 게 일반적이다. 길거리 음식으로 쉽게 소비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미식의 재료로 쓰기도 한다. 여타 곤충처럼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화지방이 적다.
| 지난해 7월 BBC 여행 기사에 실린 아타 라에비가타 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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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성체가 16mm로 개미 가운데서도 큰 편에 속하는데 강한 턱을 갖고 있다. 잎사귀를 절삭해서 생존에 이용하는 데에 최적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터에 채집 과정에서 다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개미의 턱은 벌어진 상처를 꿰매는 용도로 쓰일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농가에서는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개미를 잡는다. 주요 수입원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남획으로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인다. 짝짓기 시즌이 돼도 여왕개미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도 벌어진다고 한다. 난개발로 개미의 서식지가 파괴된 탓이 크고, 기후 변화로 강우량과 강수 시기가 변덕스러워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