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北 대동강 맥주 수입 재개될까?

지난달 위키리스크 수입 재개 가능성 보도에
통일부 "대북 제재 여전히 유효" 부정적 입장
"한국 맥주보다 맛있다"…전문가 "근거 없다"
  • 등록 2018-07-04 오전 8:00:00

    수정 2018-07-04 오후 1:59:11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2018)에서 본 대동강 맥주의 모습(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강의령 기자] 북한의 4대 맥주 중 하나인 대동강 맥주의 수입 재개 여부가 화제다. 대동강 맥주 수입재개의 불을 댕긴 곳은 위키리크스다. 위키리크스는 지난달 25일 “북한의 대동강 맥주가 조만간 한국으로 수입돼 시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익명을 요청한 대북경협 전문가의 말을 빌려 “대동강 맥주는 현재 한국의 모 기업과 가 계약한 상태”라며 “대북 경제협력을 제한하는 5·24조치가 해제되면 즉시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5·24조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같은 해 5월 24일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한 방북 불허부터 남북 교역·대북 신규 투자·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대북 지원사업·인도적 지원까지 전면 금지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남북 간의 교역은 불가능한 상태다. 위키리크스의 보도대로 대동강 맥주의 수입재개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남북화해무드 조성에 달려

수입을 추진 중인 국내 모 기업에 문의해본 결과 북한 측과 계약은 사실로 확인했다. 이 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북한 측과 계약을 맺었다”며 “정부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즉시 수입과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과의 경협과 교류에 신중한 입장이다. 통일부 한 관계자는 “남북 간에 5.24조치가 유효한 상황이어서 (대동강 맥주의 수입 판매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동강 맥주는 금강·룡성·봉학맥주와 함께 북한의 4대 맥주 중 하나이자 가장 대중적인 맥주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대강 페일에일’과는 다른 제품이다.

대동강 맥주는 2012년 당시 이코노미스트지 기자인 다니엘 튜더가 쓴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창당 기념행사에서 한국 맥주와 북한의 봉학맥주를 모두 마셔보고 “남한 맥주는 정말 맛없다”고 전해지면서 대동강 맥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대동강 맥주 판매 청원 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이명박 정부 때 수입 중단

대동강 맥주는 언제 수입이 중단된 걸까. 권경민 한국 비어 소믈리에 협회 고문은 “2000년대 초 남북경협이 이뤄지면서 북한에서 생산한 대동강 맥주가 한국으로 정식 수입되기 시작했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천안함 사태로 대북 제재가 이뤄지면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5·24조치 이전 세계맥주 등을 판매하는 곳에서 대동강 맥주를 접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대동강 맥주의 수입재개 소식이 확산하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대동강 맥주를 편의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온라인상에 대동강 맥주가 국내산 맥주보다 뛰어나다는 소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한다.

권 고문은 “영국의 180년 전통의 양조회사로부터 기계를 인수해 대동강 맥주의 맛이 뛰어나다는 온라인상의 평가는 과장된 점이 있다”며 “실제 영국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한 기계를 중고로 들여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맥주 전부가 독일의 전문 장비를 들여와서 제조한다”며 “대동강 맥주는 쌀과 옥수수가 들어간 라거 맥주로 맥아가 100% 들어간 올 몰트 맥주가 아니지만 한국의 맥스, 클라우드 등은 올 몰트 제품이어서 대동강 맥주가 더 맛이 뛰어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동강 맥주를 판매하던 2000년대 초 당시 신기해서 한 잔 마셔보는 수준이었지 맛있다는 평가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 표정부자 다승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