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제약사 광고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직접 언급하던 기존 일반의약품 광고에서 탈피해 이미지 중심의 젊은 감각을 강조하거나 대중 광고가 불가능한 전문의약품 개발사들이 잇따라 기업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밖으로는 회사 경영철학과 비전을 알려 회사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안으로는 임직원 사기와 만족도를 높이려는 의도에서다.
| 장동건이 등장하는 셀트리온 기업 광고(사진=셀트리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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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1세대인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7월부터 기업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창사 15년만에 처음이다. 배우 장동건이 모델로 나온 이 광고에서 셀트리온은 ‘편견과 반대로 달리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주역’ 등의 카피 문구를 넣어 그동안의 발자취와 목표를 제시했다. 서정진 회장이 광고에 나오는 카피와 전체적인 콘티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바이오 시밀러인 램시마를 출시해 단일 제품으로 국내 최초로 수출액이 1조원을 넘는 약으로 키웠지만, 그 이전까지는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는 편견에 시달렸다.
| 이서진을 모델로 한 메디톡스 기업광고.(사진=메디톡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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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전문기업인
메디톡스(086900)는 이달 초부터 기업광고를 진행 중이다. 이 역시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배우 이서진을 모델로 제작한 이번 광고는 R&D를 통해 시간을 키워드로 삶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업철학을 담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광고 공개 9일만에 유튜브에서 조회수 45만건을 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희석 메디톡스 상무는 “이번 기업광고를 통해 메디톡스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와 지향하는 바를 담담히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획일화된 기존 제약광고들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메디톡스의 의지를 감성적인 방식으로 소구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 가수 박재범이 활명수를 모티브로 만든 노래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사진=동화약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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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000020)은 최근 가수 박재범과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활명수의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제작했다. 활명수는 120년 역사를 가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이지만 오히려 오랜 역사 때문에 젊은 이미지는 부족했다. 박재범이 활명수의 ‘생명을 살리는 물’을 콘셉트로 만든 곡인 ‘Reborn’은 지난 8월 중순 티저음원이, 하순에는 전체 뮤직비디오가 공개돼 12일 현재까지 유튜브에서 15초 분량의 광고는 225만건 이상, 4분짜리 뮤직비디오는 86만7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젊은 세대의 문화 코드와 디지털 미디어 소비 행태를 반영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단계별로 공개함으로써 이슈와 화제성을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데 프로젝트 운영 전략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광고 전략이 낮은 기업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광고를 하기 전에는 업계나 주식투자자, 램시마를 쓰는 환자들에게만 알려졌지만 기업광고를 통해 대중 인지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봤을 것”이라며 “이전부터 광고했던 셀트리온제약의 일반약이나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화장품 광고와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