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학생 43명 피살"…멕시코 곳곳서 폭력시위

시위대학생 43명 갱단에 살해..게레로주 개입 의혹
4000여명 시위대, 대통령궁 집회..니에토 대통령, 맹비난
  • 등록 2014-11-10 오전 8:49:05

    수정 2014-11-10 오전 8:49:0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실종된 대학생 43명이 갱단에 살해된 사건에 격노한 멕시코 시민들이 대통령궁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사위대를 맹비난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게레로주 청사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면서 차량 등이 불타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학생들과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4000여명의 시위대가 멕시코시티 중심부에서 대로를 점령하고 중앙광장인 소칼로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또 대통령궁까지 몰려가 정문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불을 지르면서 진압하려는 경찰들과 충돌했다.

이처럼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 9월말 게레로주 이괄라시에서 시위를 벌이다 실종된 대학생 43명이 한꺼번에 갱단에 살해됐다는 검찰 수사가 나온데 따른 것이었다.

지난주 헤수스 무리요 카람 연방 검찰총장은 갱단 조직원들이 학생들을 끌고 가 살해한 뒤 시신을 모두 불태웠다는 진술과 함께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또 피살된 학생들의 유해를 수습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텔레비전으로 생방송 된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하고, 유전자 대조작업으로 신원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불에 오래 타 심하게 훼손된 뼈 등 유해의 유전자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외국 전문기관에 유해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실종된 학생들의 가족은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피살됐다는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학생들의 시위를 진압하라고 지시한 이괄라 시장 부부를 포함해 범행에 가담하거나 연루된 경찰과 지역 갱단 조직원 등 70여 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당시 이괄라 시장이 학생들의 시위 진압을 지시했고 경찰은 유착관계였던 갱단에게 학생들을 살해하도록 교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위가 격해진 가운데 니에토 대통령은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비극을 이용해 폭력을 정당화하는 일은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폭력행위를 통해 정의를 요구할 순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히려 야당 등 일각에서는 검찰이 사건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을 니에토 대통령의 출국 직전에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멕시코 일부 대학생과 실종된 학생의 가족들은 43명의 학생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43일간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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