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만기자] 유가가 배럴당 45달러(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를 돌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고유가 행진이 꺾이지 않는 것은 수급상황의 악화이외에도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전략부재,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BBC뉴스는 13일 유가를 상승시키는 배경을 7가지로 요약 정리했다.
첫번째 이유로
강한 석유수요를 지목했다. 세계적인 경기회복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석유수요는 24년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설명. 여기에 중국과 신흥 공업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대규모 석유수요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석유수요는 지난해 보다 20%가 증가했다. 미국도 경기회복에 따라 석유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기름을 많이 먹는 SUV차량의 인기도 새로운 수요를 일으켰다. 반면 산유국중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거의 유일하게 소규모 증산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번째는
낮은 재고수준. 석유회사들이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재고수준은 점차 낮아졌다. 재고는 일종의 완충역할을 해왔다. 재고가 바닥상태라는 것은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충격을 완화해줄 장치가 없다는 불안감을 불러왔다.
재고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중동 폭력사태, 나이지리아 인종갈등과 베네수엘라의 파업 등의 공급악재는 시장가격에 훨씬 큰 충격을 미치게 된다.
세번째 이유로는
OPEC의 전략상 문제점이 꼽혔다. 원유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OPEC이 오락가락하는 공급정책으로 시장가격 조절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 OPEC은 과거에는 감산을 결정하기전에 유가가 하락하기를 기다리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OPEC은 4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하루 100만배럴 감산이란 모순된 결정을 내렸다. 최근 유거가 4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OPEC은 뒷북치기식 증산 언급으로 시장불신을 자초했다.
네번째로는
헤지펀드의 투기적 거래가 지목됐다. 공급차질로 인한 유가 급등 불안감속에서 헤지펀드와 투기꾼들이 고유가에 베팅을 함으로써 시장에서 과도한 상승압력을 일으키고 있다.
중동의 폭력사태와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5,6번째 이유로 지적됐다. 이라크 전쟁과 사우디 원유시설에 대한 테러위협은 공급중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유코스 사태와 나이지리아 인종 갈등, 베네수엘라의 파업 등도 유가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BBC는 마지막 이유로
불충분한 미국의 원유 정제능력을 지목했다. 미국의 낮은 휘발유 재고와 미국 정유업체들에 대한 휘발유 생산증가 압력이 국제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 미국의 까다로운 환경규제는 정유 설비 비용을 높임으로써 수급차질로 이어졌고 휴가철 차량운행 증가는 이같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