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상으로 하락장(bear market)에 들어가 있는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이 언제쯤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이에 대해 단기간에 회복될 것 같지 않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비관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의 글을 소개했다. 12일 장까지만 보고 쓴 기사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수도 있어 주목된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2년도 안돼서 나스닥 주가들이 2번째로 하락장 영역으로 떨어졌다. 러시아 태생인 과거의 곰(하락장)은 금방 떠나가 버렸다. 그러나 이번 곰은 미국 태생으로 당분간 붙어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 지수는 수요일 7.06%가 폭락하면서 3월10일과 비교해 25.3%가 빠졌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20% 이상 떨어질 때 하락장으로 보고 있다.
물론 지난번에는 나스닥 지수가 더 낮은 수준에서 주가 미끄러짐이 시작됐다. 1998년 7월17일 나스닥이 고점을 쳤을 때 주가는 2008.76포인트였다. 그 해 9월부터 주가가 빠져 다시 회복하기 시작할 때인 10월8일까지 29.3%가 떨어졌다.
문제는 이번 하락장이 얼마나 강하고 언제쯤 장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어떻게 어디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1998년 7월 중순 미국 시장은 외부적인 충격에 의해 충격을 받았다. 러시아 금융 시장이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그 결과로 세계적 차원의 유동성 위기가 생겼다.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40억 달러를 잃는 재앙을 입고 도산했다.
그러나 고통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10월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내리자 반등하기 시작했다. 추수감사절까지 나스닥 지수는 거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번은 아마 다를 것이다. 사상자 발생의 원인이 내부적이기 때문이다. 도이체 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야르데니는 “과거의 나스닥 매도는 외부적 요인이었기 때문에 금방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투자자들이 예전 식의 가치평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는 기술주의 고평가라는 기업의 내재가치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또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배우고 있다. 작년의 기업공개(IPO) 물량이 문제가 됐다는 것을 안 것이다. 일정 기간 동안 임의로 팔지 못하도록 하는 락업(lockup) 계약 조건이 붙은 주식 386억 원이 3월에 풀렸다. (우리나라의 공모주 청약에도 일정기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게 돼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물량이 나온다. IPO락업닷컴의 브래들리 알포드는 4월에 해지되는 물량이 673억 달러가 될 것이고, 5월에는 13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나는 지구멸망 예언자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의 사이트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관적인 또 다른 이유도 있다. J&W셀리그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로버트 슈몰츠와 같은 이는 “수요일에 주가가 하루중 저점 수준에서 마감된 이유는 투자자들이 닷컴만이 아니라 시스코 시스템스와 같은 기업까지 매도했기 때문”이라며 “1998년과 다르다”고 말했다. 슈몰츠는 “이것이 바로 하락장의 징표”라고 말했다.
더 비관적인 사람도 있다. 스트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크 스트롬은 끊임없는 매도 물결이 몇 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현 수준보다 나스닥이 30~40%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