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ersk)가 미국 주도의 다국적 연합군 출범에 따라 홍해 및 수에즈 운하를 통한 유조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 지난달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진으로 예멘 후티 반군의 헬기가 홍해 지역에서 자동차운반선인 갤럭시 리더호에 접근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
|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해상 교통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 안보 구상 ‘번영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이 창설됨에 따라 “항해 시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아프리카 우회를 중단하고 홍해 항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해 항로를 다시 통과할 첫 선박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지난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 이스라엘의 바닷길 차단 등을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초기엔 이스라엘 선박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이달 들어선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한 뒤 실행에 옮겼다. 지난 23일에도 노르웨이 유조선과 인도 선적에 가봉 소유의 유조선 등이 홍해 남부에서 공격을 받았다. 현재까지 최소 15척의 선박이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 또는 위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할 선박들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고,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독일 하팍로이드 등 다른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도 수에즈 운하를 통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글로벌 교역로로 전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의 약 30%, 원유·천연가스 등 벌크선 물동량의 10~15%를 담당한다. 우회시 운송 시간이 최장 한 달 가량 지연되며, 이에 따른 운임비, 보험료 등 제반 비용도 늘어난다.
후티 반군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판단한 미국은 다국적 연합군으로 구성된 번영 수호자 작전을 설립하고, 홍해에서 민간 선박들에 대한 해상 안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이 업계 전체에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홍해) 지역의 전반적인 위험이 제거된 것은 아니다”라며 “직원들의 안전 보장이 최우선 순위이며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홍해에서의) 위험도에 따라 이번 계획을 (다시) 번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 항행을 중단한 주요 머스크가 처음으로 운항 재개를 결정했다면서, 이 회사의 선박이 얼마나 안전하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느냐에 따라 다른 해운사들도 운항 재개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