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기구' 전락한 유엔, 이번엔 개혁 가능할까

바이든, 올해 유엔총회서 안보리 개혁 요청
상임이사국 중·러 반대에 현실화 어려울듯
각국 정상 대거 불참…"흔들리는 유엔 방증"
  • 등록 2023-09-19 오전 8:27:22

    수정 2023-09-19 오전 8:27:22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 개혁을 추진한다.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안보리 무용론이 비등해지면서, 미국과 뜻을 같이 하는 나라들을 끌어들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이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딜레마가 있어 현실화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존 커비 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9일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은 안보리 조직 구조를 살펴볼 때가 됐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안보리 구조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을 주축으로 세계 평화 안전 보장과 전쟁 방지를 목적으로 1945년 설립한 국제기구다. 유엔 회원국에 대해 국제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안보리다.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상임이사국은 비토(Veto)권이라고 불리는 거부권을 지닌 만큼 힘이 막강하다. 특히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탓에 잇단 북한 도발과 북러 정상회담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식물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엔 헌장에 반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유엔 차원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커비 조정관은 “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이 이사국 확대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5개국인 상임이사국에 인도, 브라질, 독일, 일본 등을 포함한 5~6개국을 새롭게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를 두고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과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상임이사국을 확대하려면 193개 회원국의 최소한 3분의2 수준인 128개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엔 헌장까지 수정해야 해서 결국 모든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번 개혁 논의도 돌고 돌아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상황이 이렇자 유엔의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유엔 총회 일반 토의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중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국은 국가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게 그 방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유엔의 흔들리는 권위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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