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락장 승자는 외국인 아닌 개미가 될 것"

하나금융투자 "한국 가계, 증시에 대한 관심 제고되는 계기될 수도"
  • 등록 2020-03-27 오전 8:10:50

    수정 2020-03-27 오전 8:10:50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이번 폭락장 이후의 승리자는 개인 투자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경험들로 말미암아 주식시장에 대한 한국 가계의 관심이 제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개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렬로 시장의 잠재적 하방 완충력과 반등 탄력이 동시에 한층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장이 글로벌 매크로 환경을 파괴적으로 붕괴시키지 않는 이상 이번 사이클의 최종 승자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초 이후 개인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22조 7000억원 규모의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고객예탁금 역시 지난해 말 28조 5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41조 4000억원 수준까지 폭증했다.

개인들의 이러한 행렬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김 연구원은 “그간 개인은 상승장에선 매도하고 하락장에서 매수해 실패를 반복했다”며 “2000년부터 2019년 사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누적 76조 60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며 개인이 국내증시 내부의 수급기반 붕괴 단초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황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이례적 상황은 학습효과가 만들어냈다. 김 연구원은 “그간 보지 못했던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가 생겨날 때는 언제나 저가 매수의 호기였다는 그간의 경혐칙과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가계의 돈이 흘러들어온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개인의 승리 경험이 자본시장의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이클의 최종 승자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 될 것”이라며 “개인 및 가계의 코스피 대형주 시장 외면과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 등 간접투자기구에 대한 불신을 떨치는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주부터 발표되는 3월 주요국 경기지표는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3월 경기지표 부진은 익히 알려진 선반영 악재라는 점에선, 실제 국내외 증시 파장은 대체로 미미한 수준에서 제한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금융시장의 생리를 고려할 경우, 관련 우려보단 4월 초중순께 구체화될 치료제(길리어드사 렘데시비르) 관련 기대가 보다 우세하게 작동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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