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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주가타격 불가피
불매운동은 두산그룹 계열 상장사 주가도 움직였다. 두산유리, 두산산업, 동남증권, 두산식품, 두산기계, 동산토건 등 주가에 연일 파란 불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제품 불매운동으로 그룹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면 주가 하락폭이 커질 것’(매일경제 그해 3월22일 치)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두산 임원직원은 ‘창사 이후 최대 위기’(한겨레 같은 해 3월24일 치)라고 걱정했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에 나선 게 명분이다. 식음료와 의류, 미용용품 등 단순히 공산품 구매를 끊는 데서 시작한 불매운동은 고차원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제품은 배송하지 않는가 하면,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거세다. 심지어 일제 자동차를 망가뜨리는 행위도 발생했다. 일본 SPA 유니클로는 자사 제품 불매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된서리를 맞고 사과했다.
뒤통수 친 불매운동
일본인에게도 불매 운동은 익숙하다. 프랑스는 1995년 9월 세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핵실험을 단행했다. 일본 반응이 거칠었다. 일본인에게 악몽 같은 핵폭탄을 프랑스가 개발한다고 하니 그럴 만하다. 그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이 폭발한 지 50년이 되던 해였다.
불매 운동 결과는 배신이었다. ‘그해 프랑스 코냑 생산업체 헤네시의 6~8월 일본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0% 늘었고, 명품 제조사 루이비통의 대일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화장품 업체 로레알과 랑콤은 일본 수출 목표를 초과 달성’(동아일보 1995년 9월20일 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도 그랬다. 내리막을 걷던 영업이익은 2015년 201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이래 2016년 418억원, 2017년 50억원, 지난해 85억원으로 회복했다.
동양맥주는 교훈을 남겼다. 조선맥주는 페놀사건 반사이익으로 10% 포인트 넘게 늘렸던 시장점유율을 연내 다시 잃었다. 업계에서는 `동양맥주 소비자 불매운동이 불과 1~2개월을 지속하지 못하고 끝나면서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영향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불매 운동 성패는 지속에 달렸다는 의미이고, 반대로 말하면 상대방은 `존버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