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돌고래, 20년 만에 고향 제주바다로

22일 제주로 이송, 7월 방류
박원순 시장·서울대공원 결정
"돌고래쇼 중단, 희귀종 보호"
해수부 "적응 잘 하는지 살필 것"
  • 등록 2017-05-21 오전 11:01:53

    수정 2017-05-21 오전 11:03:49

7월 중순께 고향인 제주 연안에 방류되는 남방큰돌고래 금등(왼쪽)과 대포.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희귀종 돌고래 두 마리가 20년 만에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2일 오전 10시30분에 인천공항 아시아나 전용 화물기를 통해 남방큰돌고래 수컷 두 마리(금등·대포)를 서울대공원 동물원 해양관에서 제주도로 이송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제주공항에서 제주 함덕리 정주항까지 이송된 뒤 2개월 간 야생적응 훈련이 진행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서울대공원 수의사 등이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7월 중순께 제주 바다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두 남방큰돌고래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 1997~1998년 불법포획된 이후 약 20년 만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돼 있다. 앞서 1997~1998년 당시 두 돌고래는 제주 한경면 금등리와 서귀포 중문 대포리에서 어업용 그물에 각각 걸려 불법포획됐다. 포획된 곳의 이름을 따 각각 금등, 대포로 이름이 지어졌다.

포획된 두 돌고래는 제주지역 돌고래 전시·공연업체로 넘겨졌다. 이후 금등(당시 7~8세), 대포(당시 8~9세)는 각각 1999년과 2002년에 서울대공원 해양관으로 옮겨져 사육됐다. 지난 3월 서울대공원은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을 만나 제주 연안으로의 자연방류를 요청했다. 이에 박 시장은 해수부, 해양환경관리공단, 서울대공원 측과 협의한 뒤 방류를 결정했다.

이기섭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통화에서 “동물원에서 늙고 병들어 죽는 것보다 젊을 때 고향으로 보내는 게 낫다고 봤다”며 “10여년간 시민들을 위해 쇼를 해온 돌고래에게 마지막 보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의 평균 수명은 30~35세다. 현재 금등이는 25~26세, 대포는 23~24세로 추정된다. 제주 연안에는 현재 남방큰돌고래 100여 마리가 서식 중이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자연 적응 훈련을 철저히 하겠다”며 “방류 이후에도 고래류 조사 등을 통해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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