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최근 아웃룩이 바뀐 기업들에 ‘트리거’를 달았다. ‘긍정적’이나 ‘부정적’으로 아웃룩이 바뀐 기업에 구체적인 단서를 제시해 이 조건을 충족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신용등급을 조정하겠다는 얘기다.
한기평은 가령 ‘부정적’ 아웃룩을 받은 기업이 6개월 내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내리기로 했다. 이 방식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도입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기평이 처음 시도한다.
최근 ‘부정적’ 아웃룩이 부여된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한진해운, 웅진씽크빅 등에 이미 트리거가 달렸다. 따라서 한기평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강등된다.
동부건설(BBB) 역시 지난 4월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과도한 차입금과 단기화된 만기구조 등에 따른 재무위험 확대가 반영됐다. 한기평은 동부제철과 마찬가지로 ‘영업현금흐름(OCF) 대비 총차입금을 10배 수준’으로 낮추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지난 4월 부정적 아웃룩을 받은 웅진씽크빅에도 트리거가 달렸다. 한기평은 웅진씽크빅의 ‘A’ 등급 하향 여부를 결정할 단서로 ‘OCF 대비 총차입금 3.5배 수준’을 내걸었다.
신용등급 ‘A-’인 한진해운은 이달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 가중을 이유로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한기평은 채무상환 능력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을 12배’ 수준으로 맞출 것을 요구했다.
한기평이 트리거 방식을 적용해 지금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는 아웃룩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아웃룩만 보고도 신용등급의 향방을 미리 예상할 수 있도록 해 투자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정보 이용자를 위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제공하고, 신평사 스스로 아웃룩에 대한 자기규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시작했다”며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