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일본에서 앞으로 팔릴 차는?

도요타, 노인 겨냥 1인용 차 ‘i리얼’ 발표
  • 등록 2007-10-26 오전 10:03:00

    수정 2007-10-26 오전 10:03:00

[조선일보 제공] “도쿄 모터쇼의 첫인상요? 조용하다는 거죠.”

24일 도쿄 모터쇼장에서 만난 BMW그룹 디자인총괄 크리스 뱅글(Chris Bangle)은 “도쿄 도심을 달리는 차가 더 작아지고 숫자도 줄었다”며 “모터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지금 일본에선 경차(輕車), 소형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차), 가족용 미니밴 외엔 팔리지 않습니다. 일본 내수시장은 3년째 감소세입니다. 스포츠카나 중대형 세단은 시장 자체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 도요타 자동차의 1인용 콘셉트카인 i리얼의 모습. /도요타 제공

이유는 일본이 점점 늙어 간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은 90세 이상 고령자가 100만 명이 넘습니다. 2030년엔 인구가 1000만 명 줄고, 5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일본회사들이 이번 모터쇼에 내놓은 게 ‘1인용 이동수단’입니다. 닛산의 ‘피보2’는 대시보드 위에 인간형 로봇을 장착, 운전자와 대화도 하고 운전자의 신체·심리 상태도 체크할 수 있습니다.

도요타의 와타나베 사장은 24일 기자회견장에 안락의자처럼 생긴 1인용 차 ‘i리얼’을 직접 타고 나왔습니다.

회견이 끝난 뒤엔 차에 타지 않고, 마치 애완견을 다루듯 함께 걸어나가더군요. 거동이 불편한 초고령자들이 이동수단은 물론 애완견 대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1인용 차는 ‘아이가 줄고 노인만 늘어나는 미래사회에서 자동차회사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의 산물입니다.

한국도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초과)가 됐으며, 2018년엔 고령사회(14%)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국내회사들도 일본의 고민을 한번 분석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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