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에도 아열대 어린 물고기가…어류 도감도 바뀐다[파도타기]

국립수산과학원, '한국 연근해 유용어류 도감' 3판 발간
최근 한반도 바다서 열대·아열대성 어류 출현↑
산란 지역 확대·어린 물고기도 발견돼
  • 등록 2024-12-28 오전 9:00:00

    수정 2024-12-28 오전 9:00:00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기후 변화로 바닷물의 수온과 환경이 바뀌며 우리 나라 인근에 사는 어류의 모습들도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물고기들의 모습을 담는 ‘도감’도 새로운 내용으로 옷을 갈아입게 된다.

(자료=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3일 우리나라 연근해에 서식하는 어류 중 인간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용어류’ 272종의 정보를 담은 ‘한국 연근해 유용어류 도감’ 3판을 펴냈다.

도감은 1994년 초판이 발간된 이후 2004년 2판이 발간됐다. 이후에도 수과원은 지속적인 연구를 축적하고, 변화된 어종과 학명·분류 체계를 반영했다. 이번 3판 역시 최근 환경을 담아 어업 환경 변화와 유용 어류를 활용하기 위해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3판에는 기존 도감에 수록됐던 어종 중에서 경제적 가치가 낮거나 희귀한 어종을 제외하고, 앞으로 출현이 늘어날 수 있는 아열대 어종, 주목받지 못하던 동해산 유용 어류인 황볼락, 개구리꺽정이, 칠성갈치 등 새로운 어종을 담았다.

이처럼 도감에 실리는 어류가 바뀐 이유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최근 한반도 인근 바다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새로운 어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수과원은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조사한 결과 아열대성 어류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 해역이 확대되고, 새로운 어린 물고기가 유입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한 성체의 유입이 아닌, 알을 낳고 태어나며 적응할 수 있는 환경까지 변화했다는 의미다.

수과원은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 점다랑어 등 알이 채집되는 범위가 2017년 이후 넓어지고 있다고 봤다. 남해안 일부에서 채집되던 이들의 알은 서해로 확장되고 있고, 지난 2월과 5월에는 아열대 해역에서 사는 어린 물고기 농어목, 보섭서대속 등 8종이 처음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역시 최근 조사에서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14종의 새 어류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중 8종은 열대성 어류이며, 나머지는 아열대~온대성 해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어류다. 그간 남해나 서해에 비해 수온이 낮았던 것으로 여겨지던 동해 바다까지 기후 변화의 영향이 나타나는 셈이다.

수과원은 이와 같은 새로운 내용을 담은 도감 400부를 유관기관과 대학교에 배포하고, PDF를 누리집에 게시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도감이 연구자, 어업인, 어류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수산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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